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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이종석 전 장관 "북한 내부적으로 핵 포기 과정 이해하는 듯"

입력 2018-04-28 22:05 수정 2018-04-30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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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터뷰의 저작권은 JTBC 뉴스에 있습니다. 인용보도 시 출처를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 방송 : JTBC 뉴스룸 (20:00~21:20) / 진행 : 김필규

[앵커]

오늘(28일) 스튜디오에 이종석 전 통일부 장관 모셨습니다. 이 전 장관과 함께 판문점 선언의 의미와 북미정상회담 전망 한 걸음 더 들어가보고 또 어제 정상회담 만찬에 참석을 하셨죠. 분위기도 한번 들어보겠습니다. 어서 오십시오.

[이종석/전 통일부 장관 :  반갑습니다.]
 
[앵커]

먼저 오늘 가장 눈에 띄는 것 중 하나가 북한 매체가 이번 판문점 선언을 전하면서 완전한 비핵화 이 얘기를 직접 했습니다. 이 부분 어떻게 해석할 수 있을까요?

[이종석/전 통일부 장관 :  일단 남북이 공동으로 합의한 합의문이기 때문에 당연히 그대로 보도했고요. 그것뿐만 아니라 노동신문에 보면 이번 정상회담 과정을 설명하는 내용에서도 정상회담의 의제로서 두 정상이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이 남북 관계 그리고 한반도 평화 문제 그리고 비핵화 문제에 대해서 논의했다고 나와 있습니다. 그런데 이런 거는 사실은 북한이 지난 4월 20일에 조선노동당 중앙위원회 전원회의 결정서에서 기존에 핵경제 병진노선을 경제에 올인하는 쪽으로 바꾸지 않습니까? 그러면서 그 뒤에 그전에 그랬습니다마는 핵에 대한 얘기는 거의 나오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이미 북한 사회 내부에서는 북한이 일단은 미국과 협상을 통해서 조건부로 핵을 포기하는 그런 일련의 어떤 과정이 들어가 있다라는 것을 주민들이 어느 정도 알고 있는 게 아닌가 그렇게 생각이 됩니다.]

[앵커]

저희가 보통 얘기하기로는 헌법에 여전히 핵 보유국으로 지금 명시가 돼 있고 그리고 지금 잠시 말씀하셨지만 북한 주민들은 우리가 핵 보유국인데 갑자기 비핵화를 한다 이런 부분에서 혼란을 느낄 수도 있을 거다 이런 지적이 있었던 건데 그런 부분에 대해서 주민들이 어느 정도 이해를 하고 있다 그런 말씀이시군요.

[이종석/전 통일부 장관 :  그러니까 지금까지 김정은이 북한 주민들에게 북한 체제가 왜 핵을 갖느냐에 대해서 핵 자체가 핵무기를 보유하는 것 자체가 목적이 아니고 체제 안전, 미국이 자신을 공격하려고 하기 때문에 여기에 대응해서 체제 안전 보장을 하기 위해서 핵무기를 갖는다고 해 온 거죠. 그런 의미에서 헌법에 그것이 명시된 것이고요. 그렇다면 북한이 기존에 미국의 그런 위협에 대항해서 핵무기를 가졌던 그런 안보 체제, 안전보장 체제를 만약에 미국과의 관계가 전혀 다른 방식으로 미국으로부터의 위협이 해소된다면 그리고 관계가 정상화된다면 새로운 안전보장 체계를 만들 수 있다고 보는 거겠죠.

대신에 북한이 김정은이 원하는 건 무엇이냐하면 핵무기를 가지고 근근이 대북제재를 받으니까, 외부 세계로부터. 근근이 세 끼를 먹거나 먹지 못하고 살 거냐. 아니면 핵무기를 포기한 새로운 안전보장 체계에서 중국처럼 고도성장의 경제성장을 할 거냐 이 얘기거든요. 바로 판을 바꾸는 그런 것이 사실 북한 주민들 사이에서도 일정하게 지금 교육이 되고 있는 거 아닌가 그렇게 생각이 됩니다. ]

[앵커]

그러면서 이제 전반적으로 어쨌든 이번 선언에 대해서는 의미를 상당히 부여를 하고 있지만 또 일각에서는 구체적인 어떤 방안에 대해서는 얘기가 덜 나온 것 아니냐 핵 폐기에 대해서 구체적인 방식에 대해서는 이야기가 덜 나온 것 아니냐 이런 시각도 있지 않습니까?

[이종석/전 통일부 장관 :  그러니까 북한의 김정은 위원장이 핵을 포기한다라는 의지는 밝혔지만 그것은 조건부죠. 다시 말해서 북한이 미국으로부터 군사적 위협 해소 그리고 체제안전보장을 받아야만 되는 거 아닙니까? 다시 말해서 핵을 포기하는데 그 대신에 미국으로부터 어떤 조건을 받을 건지 반대급부는 뭔지 이런 거를 갖다 구체적으로 협의를 해야 하거든요. 그러다 보니까 구체적인 핵 포기와 관련된 일련의 조치는 북미정상회담에서 이루어지는 것이지 남북정상회담에서 이루어질 수가 없는 것이죠.]

[앵커]

다 단계가 있는 것이다?

[이종석/전 통일부 장관 :  그렇습니다. 대신 남북정상회담은 북한이 명확하게 핵을 포기할 의지가 있다는 것을 보다 공고하게 확인하는 게 중요한데 이번 판문점 선언이 그걸 분명히 했다는 겁니다.]

[앵커]

그렇다면 북미정상회담에서 지금 말씀하신 구체적인 방안에 대해서 이제 논의를 하게 될 텐데요. 그럼 또 실무진끼리도 북미정상회담이 이루어지기 전에 또 치열하게 논의를 하게 되겠죠. 이른바 도보다리 대화에서 30분 동안 양 정상이 단독으로 이야기를 나누지 않았습니까? 그때 보통 나오는 이야기가 아마 북미정상회담에서 이렇게 이렇게 하는 게 좋겠다, 미국의 입장은 이렇다 이런 이야기를 문재인 대통령에게 전하지 않았을까 이런 이야기도 나오는데 그렇게 예상을 하십니까? 어떻게 보세요?

[이종석/전 통일부 장관 :  글쎄, 앞에 저도 뉴스 나가는 걸 봤습니다. 많은 분들이 그렇게 예상을 하시는데요. 그거는 사실 두 분 정상 외에는 사실 지금 누가 알겠습니까? 다만 그 자리에서 그런 대화를 나눴을 가능성도 높고 설령 그렇지 않다 하더라도 분명히 미국 트럼프 대통령이 가지고 있는 생각 이런 것들에 대해서 문재인 대통령이 김정은 위원장한테 전달하는 과정은 명확히 있었을 거다, 그거는 확실합니다. 그렇지만 도보다리에서 대화가 어떤 건지는 모르겠지만 다만 그 대화를 그렇게 정말 서로 간에 우리가 그냥 내용은 모르지만, 정말 대화 내용은 모르지만 겉에서 볼 때도 서로 진지하고 그다음에 서로 어떻게 본다면 믿음을 서로 주고받는 그런 느낌을 가지면서 대화하는 것 같지 않습니까? 그런 것을 전 세계에, 특히 트럼프 대통령한테도 보여줬다는 것은 김정은 위원장이 대화할 만한 상대다 또는 김정은 위원장과의 대화에서 뭔가 얻을 수 있겠다라는 믿음을 주는 데 도움을 주지 않았을까 생각이 됩니다.]

[앵커]

사실 또 여쭤보고 싶었던 건 만약에 그래서 그런 이야기를 나눴다 그러면 북미정상회담에 대해서 어떤 조언을, 어떤 팁을 할 수 있었을까 하는 그런 부분이거든요.

[이종석/전 통일부 장관 :  일단 지금 미국과 북한 사이에서는 현재 핵 포기와 체제안전 보장 관련된, 체제안전 보장은 구체적으로 얘기하면 북미수교라든가 평화협정이라든가 또는 경제제재 해제 이런 거겠죠. 이런 것들을 서로 어떻게 합의를 보더라도 서로 교환은 하지만 어떤 수순으로 서로 해체해 나갈 건지 주고받을 건지. 여기에서 일정하게 합의되는 것들이 있지만 서로 의견 차이가 나는 게 있지 않겠습니까? 아마 그런 점들에 대해서 말씀을 했거나 아니면 트럼프 대통령이 갖고 있는 진정성 다시 말하면 확실하게 북한이 핵을 포기하면 트럼프도 확실하게 북한에 대해서 체제안전 보장만이 아니라 경제적인 그런 여러 가지 혜택도 줄 것이다 이전 얘기들을 아마 어떤 형태로든 간에 말씀을 했을 거라고 생각됩니다.]

[앵커]

알겠습니다. 어제 또 중요한 부분 하나가 있습니다. 판문점 선언 내용 중에 서해 북방한계선 일대를 평화수역으로 만들고 또 군축을 실현하기로 한 부분 상당한 의미가 있다고 봐야 되겠죠.

[이종석/전 통일부 장관 :  앞에 뉴스에도 나갔습니다마는 북방한계선은 북한이 그동안에 인정하지 않았던 선입니다. 그래서 NLL이라고 하지 않습니까? 이거는 우리의 고유명사지 북한은 그 말을 안 쓰고 우리는 그런 북방한계선을 인정한 적이 없기 때문에 서해상에서 자기들이 주장하는 경계선이 따로 있었고 그것 때문에 계속 지금 분쟁이 됐는데 이번에 북한이 서해 북방한계선이라고 이름을 붙여서 썼습니다.

그 얘기는 뭐냐 하면 제 생각에는 아마 북한이 서해 북방한계선을 인정했다고까지는 아직 확신할 수는 없고 다만 북한이 여전히 그들이 얘기하고 주장하는 서해의 경계선이 있지만 그 경계선에 대한 얘기를 갖다가 서로 경계선을 어떻게 맞출 것인가로 논쟁하면 끝이 없지 않습니까? 그러다 보니까 과거 노무현 대통령 때 10.4 정상선언에서 했던 것처럼 서해 지역을 갖다 아예 평화 지역으로 만드는 그런 구상을 북한도 하고 있는 게 아닌가. 그런 차원에서 그렇지만 또 시작을 할 때 북방한계선과 북한의 경계선을 가지고 서로 다투는 게 아니라 우리가 얘기하는 북방한계선을 중심으로 해서 평화수역을 나누면 거기에 공동어로구역을 만든다거나 이런 평화수역을 만들면 서로 이익이 되는 건데 앞으로는 그런 논쟁을 하지 않고 그냥 남쪽에서 얘기하고 있는 그런 주장 선에서 평화수역을 만들어볼 수 있겠다 이런 거 아닐까.]

[앵커]

쓸데없는 논쟁을 하지 않고 공동이 추구하고 있는 목적을 이루자 이런 취지에서 했다 이렇게 볼 수 있겠군요.

[이종석/전 통일부 장관 :  북한이 자기 주장을 포기했다 이렇게까지 볼 수 없지만 분명한 건 다음논의에서는 자기 주장 때문에 북한의 경계선 주장 때문에 의제 진전이 안 되는 것은 가급적 스스로가 제어하고 있는 게 아닌가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

[앵커]

벌써 시간이 많이 흐르기는 했지만 어제 만찬 이야기 해 보지 않을 수 없을 것 같습니다. 화면으로 저희가 보는 것하고 실제 그 자리에 참석하셔서 느끼는 게 다를 수 있을 것 같아서 어떠셨습니까? 실제로 분위기가 예전에 북측 사람들 만났을 때 그런 만찬에 참석했을 때와는 많이 달랐습니까?

[이종석/전 통일부 장관 :  맨 처음 1차 남북정상회담 때 제가 만찬에 여러 차례 참석했었는데요. 그때 감격적이고 그리고 상당히 분위기가 좋았지만 한편으로는 과연 우리가 합의하고 의제를 갖다 함께한 것들이 과연 제대로 갈 수 있을 것인가라는 불안감은 있었죠.

그런데 이번에는 뭔가 서로 합의하고 그 합의에 대해서 실천할 의지도 있고 실천이 되겠다. 상당히 사실 남북 관계나 또는 북핵 문제 때문에 상황이 악화된 속에서 만났는데도 이번에 뭔가 정말 될 것 같다라는 이런 느낌을 받았습니다. 그만큼 분위기도 좋았지만 만찬에서도 김정은 위원장도 그랬고 우리 대통령께서도 그러셨습니다마는 하여튼 과거 합의를 해 놓고 그것이 잘 지켜지지 않은 것들에 대한 회한 다시 말하면 그러면 안 된다, 앞으로 나아가는 길에서 상당히 많은 어려움이 있겠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려움을 뚫고 반드시 합의는 지킨다 이런 의지들을 많이 강조한 것 보면서 상당히 낙관적인 믿음을 갖게 됐습니다.]

[앵커]

짧게 하나만 더 마지막으로 여쭤보겠습니다. 평양냉면 드셨을 텐데 맛이 있었습니까?

[이종석/전 통일부 장관 :  평양냉면은 맛이 있었습니다.]

[앵커]

알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이종석 전 통일부 장관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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