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댓글 조작으로 구속된 김모 씨는 온라인에서는 '드루킹'이라는 필명의 진보성향 논객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최근에는 인터넷뿐만 아니라 오프라인에서도 자신이 이끄는 조직의 영향력을 확장해 온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자신의 성향에 맞는 특정 정치인과의 교류를 통해 이를 과시하려 했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윤재영 기자입니다.
[기자]
지난 1월 서울 시내 한 대학에서 열린 안희정 전 충남도지사의 강연회입니다.
인터넷 카페 '경제적 공진화 모임' 회원 500여 명을 대상으로 한 강연이었습니다.
강연이 끝나고 참석자와 사진을 찍는 안 전 지사 바로 옆에 한 남성이 앉아 있습니다.
카페 대표이자 인터넷 필명 드루킹으로, 댓글 조작 혐의로 경찰에 구속된 김 모 씨입니다.
[당시 강연 참석자 : 분위기가 되게 이상한 거예요. 강연 전에 거기(카페) 운영자라는 사람이 무슨 목사님 설교하시듯이 그 사람 얘기하면 다 쳐다보고 손들면 박수치고…]
김씨는 안 전 지사 말고도 유명 인사들의 초청 강연을 주최해 온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그는 2000년대부터 노무현 전 대통령을 공개적으로 지지해 온 유명 인터넷 논객입니다.
국내외 정세를 다룬 자신의 블로그 '드루킹의 자료창고'는 누적 방문 수가 980만 명에 달합니다.
2012년에는 안철수 당시 대선 후보에 대해 '이명박 전 대통령의 부활'이라고 주장했고, 지난해 대선 때 다시 논란이 됐습니다.
2014년에는 해당 모임을 공개하며 회원 유치에 적극 나섰습니다.
출범 당시 쓴 글에는 '깨어있는 시민을 모아 조직화해야 한다' 등 조직의 필요성을 강조했습니다.
['경제적 공진화 모임' 사무실 인근 관계자 : 이상하게 생각했던 건 거기가 회원제 카페. 그게 제일 이상하지. 안에 들여다봐도 뭔가 카페같이 안 생겼고.]
김씨는 이런 영향력을 통해 안 전 지사 등 여권 정치인과 교류해 왔습니다.
안 전 지사 측 한 관계자는 김씨에 대해 '유력 정치인과 교류하며 자신을 영향력을 포장하는 인물'이라고 평가하기도 했습니다.
김 씨가 네이버 댓글을 조작해 온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