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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착카메라] 썰렁한 '무늬만 홍보관'…수십억 혈세만 줄줄

입력 2018-04-11 21:20 수정 2018-04-12 0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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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한 번 가봐야겠다는 생각이 든 적이 전혀 없다", "뭘 하는 곳인지도 모르겠다" 정부나 지자체가 수십억원을 들여 만든 '홍보관'에 대한 시민들의 반응입니다. 이렇게 큰 돈을 들여 만들어놓고서는 관리가 부실한 탓입니다. 예산 낭비라는 지적입니다.

밀착카메라 손광균 기자입니다.

 

[기자]

충청남도 홍성군입니다.

제 뒤로 보이는 건물이 충청남도 청사인데요.

그리고 그 옆으로는 최근에 개관한 도립도서관도 있습니다.

이 허허벌판 뒤쪽으로는 내포신도시 홍보관이 있는데요.

지어진 지는 10년 정도 됐는데, 최근 수년 사이 필요성에 대한 의문이 끊임없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홍보관은 지난 2010년 문을 열었습니다.

한국주택토지공사 LH와 충청남도 산하의 충청남도개발공사가 각각 21억 원씩 총 42억 원을 투입했습니다.

신도시의 역사를 소개하는 공간부터 전시관과 전망대까지 갖추고 있지만, 내부는 썰렁합니다.

주택지구 설명회 자리에 남겨진 방명록은 지난해 11월 이후 기록이 끊겼습니다.

홍보관 주변에는 신도시라는 이름에 맞게 최근에 입주를 마친 아파트들이 상당수입니다.

그런데 이곳 입주민들도 저 홍보관이 무슨 역할을 하는지 모르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홍보관이라면 뭔가 행사를 하든가 한 번쯤 '애들 데리고 가봐야지'라는 생각이 좀 들면 좋겠는데, 그런 생각이 아직 한 번도 든 적이 없어서.]

[저도 거의 여기 생길 때부터 살았는데 한 번도 안 갔거든요. 뭘 하고 있는지도 잘 몰라요.]

다른 지자체 공무원이나, 부동산을 전공하는 학생들만 이따금 찾다 보니 외벽 포장재가 벗겨지고 녹이 슬어도 고쳐지지는 않습니다.

충남도청은 2015년까지 임시로 사용할 계획이었지만 2020년까지 써야겠다는 입장입니다.

해마다 방문객이 줄고 있는 시설은 또 있습니다.

이명박 정부 시절인 2012년 문을 연 금강문화관과 전망대입니다.

공약으로 내건 4대강 사업의 성과를 홍보하겠다며 만든 시설입니다.

2013년 17만 명이 넘었던 방문객 숫자는 지난해 14만 명에 그쳤습니다.

오전 10시부터 오후 1시까지 취재진의 눈에 띈 방문객도 7명에 불과했습니다.

한국수자원공사는 문화관과 전망대에 총 60억 원을 투입했습니다.

'평일 방문자를 늘리기 위한 방법을 검토해보겠다'고 설명했습니다.

시민들의 외면을 받고 있는 시설들에 해마다 1억 원 상당의 운영비를 써야 합니다.

[공공기관에서 만든 거기는 하지만 워낙 방문객이 없다 보니까 너무 소홀해지는 거 같은 느낌?]

정부나 지자체의 사업성과를 알리겠다며 만든 이 시설들은 이제 주말이 아니면 사람을 찾기 어려워졌습니다.

큰돈을 들여 세워만 놓고 정작 홍보를 하지 않는다면, 이건 누구를 위한 홍보관인 걸까요?

(인턴기자 : 김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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