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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팩트체크] 한국은 '재활용 폐기물'을 수출하는 나라?

입력 2018-04-04 21:48 수정 2018-04-17 16: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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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수출길이 막혀서 분리수거 대란이 일어났다는 말, 많이들 들으셨을 겁니다. 그리고 우리는 재활용 폐기물을 주로 수출하는 나라로 알려져 있습니다. 하지만 확인해보니까 오히려 수출보다 수입이 많았고, 그 추세는 더 확대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어떤 폐기물을 얼마나 들어오는지, 또 문제는 없는 것인지, 팩트체크에서 살펴보겠습니다.

오대영 기자, 수입이 더 많다는 건 의외죠? 

 

[기자]

1991년부터 분리수거 제도가 본격적으로 시작이 됐습니다.

그래서 폐기물을 수입하는 건 좀 의아합니다. 하지만 통계가 보여주는 실상은 달랐습니다.

2013년부터 5년간의 자료입니다.

우리가 수출한 폐기물은 연간 20만 톤 안팎이었습니다.

반면에 수입은 연간 200만 톤을 꾸준히 넘었습니다.

[앵커]

그러니까 수출보다 수입이 10배 정도가 많은 거죠.

[기자]

네. 특히 올해 들어서 수입이 더 늘어나고 있습니다.

최근 문제가 된 품목들로 설명을 드리겠습니다.

페트병 같은 폐플라스틱의 수출은 62% 줄었고 수입이 113% 늘었습니다.

그동안 중국으로 가던 미국과 일본, 유럽산 물량이 우리에게 많이 들어오고 있습니다.

폐지도 수출이 54% 줄었는데 수입은 127% 늘었습니다.

[앵커]

그러니까 이런 추세라면 앞으로 폐기물 수입이 더 늘어날 수도 있을 것 같은데 그런데 폐기물은 쓰레기가 아닌가요, 어떻습니까?

[기자]

쓰레기는 아닙니다. 법에 해롭지 않고 다시 활용할 수 있는 재활용 자원이라고 돼 있습니다.

그래서 안전한 것들만 수입이 되는지 정부가 관리합니다. 허가나 신고가 필수입니다.

[앵커]

그러면 이렇게 이제 수입이 늘었다고 하는데 구체적으로 어떤 것들이 늘었나요?

[기자]

총 25가지가 수입이 되고 있는데 그 중에서 이런 것들이 80%가 넘습니다.

석탄재, 폐배터리, 폐타이어, 폐플라스틱입니다.

이 원료로 시멘트도 만들고 충전지, 고무, 섬유 등을 만들어왔습니다.

[앵커]

그러니까 쓰레기를 수입하는 건 아닌 거죠? 그런데 국내에도 재활용 폐기물들이 굉장히 많이 쌓여 있는데 계속 수입을 해서 들여오면 어찌합니까?

[기자]

문제는 수입에 의존을 할 수밖에 없다는 건데요.

제가 페트병으로 비교를 좀 해 드리겠습니다.

이건 우리가 흔히 쓰는 페트병인데 이렇게 색깔과 재질이 제각각입니다.

그리고 보시듯이 상표가 접착제로 강하게 붙어 있어서 잘 떨어지지가 않습니다.

이렇게 분리배출을 하더라도 재활용을 해서 옷을 만들기까지는 매우 어렵습니다.

반면에 이건 수입된 페트병입니다.

색이 투명하고 재질도 통일이 돼 있습니다. 이건 재활용이 쉽습니다.

우리도 2009년부터 자율적으로 이렇게 개선하기로 협약을 했지만 잘 지켜지지 않는 상황입니다.

[기자]

이렇게 실물로 보니까 정말 확실히 차이가 있는데 그러면 처음에 아예 생산할 때부터 재활용을 못하게 규제할 필요가 있을까요?

[기자]

국제적인 추세가 그렇습니다.

그리고 중국도 최근에 그런 흐름에 동참을 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는 여전히 일회용이다라는 인식이 강합니다.

일회용을 줄이자는 정책도 후퇴했습니다. 2003년 일회용품 보증금제도가 시작이 됐는데 2008년에 폐지됐습니다.

이명박 정부가 규제를 덜어준다는 취지였지만 오히려 부작용이 컸습니다.

2003년에 컵라면 용기 같은 합성수지 포장재를 단계적으로 없애는 정책도 썼습니다.

하지만 2014년 규제가 완화됐습니다. 우리는 재활용 시설은 충분하다고 합니다.

그런데 정작 쓸 만한 재료가 국내에 별로 없어서 쓰레기는 쓰레기대로 남고 수입은 수입대로 해야 하는 실정입니다.

[앵커]

팩트체크 오대영 기자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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