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남들처럼 살아갈 수 있게 해달라"면서 머리카락을 전부 자른 200명의 부모들이 있습니다. 모든 생활을 집 안에서 오로지 가족에 의존해 지내야하는 발달장애인들이 우리나라에 20만명이 넘습니다. 발달장애인 자녀를 둔 부모들이 오늘(2일) 눈물로 호소했습니다.
서효정 기자입니다.
[기자]
[김남연/발달장애인 자녀를 둔 엄마 : 발달 장애인을 좀 알기 쉽게 표현하는 법이 '힘 센 치매 노인'이다…]
발달 장애인 부모들의 한결같은 소원은 자식보다 하루 늦게 세상을 떠나는 거라고 합니다.
정신은 어린이고 몸은 성인인 자식을 끝까지 홀로 보살펴야 하기 때문입니다.
아무도 대신해 주지 않는 일입니다.
[김신애/발달장애인 자녀를 둔 엄마 : 의사 선생님이 수면제를 주더라고요. 애를 먹여서 재워야 부모가 산다고…]
이런 발달 장애인 가족들이 청와대 앞에 모였습니다.
대통령 공약이던 발달 장애인 '국가 책임제'를 시행해달라고 요청하기 위해서입니다.
현재 발달 장애인들은 20살이 되기 전까지만 복지관에서 일정 시간 보살핌과 교육을 받을 수 있습니다.
성인이 되면 부모가 모든 생활을 책임져야 합니다.
직업은 구할 수 없고 이동조차 혼자 할 수 없기 때문에 부모가 24시간 함께 해야 합니다.
부모들은 지역마다 발달 장애인 센터를 만들어 일정 시간만이라도 보살핌을 받을 수 있기를 원하고 있습니다.
오늘 부모 200여 명이 삭발을 하고 1박 2일 집회를 이어가면서 대책을 요구했습니다.
[머리를 민 209명의 어미·아비가 돌아다니면 세상 사람들은 한번쯤 돌아보고 상기해주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