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주말이면 유독, 구토하는 승객 때문에 몸살을 앓는 버스가 있습니다. 서울과 인천을 오가는 한 광역버스 이야기입니다. 버스 안에 아예 봉지가 비치돼 있고, 자제해 달라는 안내 방송도 심심찮게 들립니다.
김민관 기자가 그 현장에 가보았습니다.
[기자]
서울 신촌과 인천 송도를 오가는 버스입니다.
겉모습은 평범한 광역버스인데 안으로 들어가면 좀 다른 점이 있습니다.
버스 중간중간에 이렇게 검정색 봉지가 걸려 있습니다.
어떤 사연이 있는 것인지 살펴보겠습니다.
막차 시간이 다가오자 승객들이 모여듭니다.
버스가 출발하자마자 기사의 당부가 나옵니다.
[버스 기사 : 술 많이 먹은 학생은 와서 봉투 가져가세요. 오바이트하면 청소비 청구합니다.]
승객들 대부분은 술 취한 대학생입니다.
버스가 달리는 동안 취기는 더 오릅니다.
[승객 : 진짜 힘들어 지금…한 달 반 만에 술 마셨어.]
곳곳에서 고개를 숙이고 구토를 참으려 합니다.
[버스 기사 : 애들 때문에 그만둔다니까요…오바이트 치우다가…]
해마다 이 버스에서 되풀이되는 풍경입니다.
승객 중에는 송도캠퍼스 기숙사에서 생활하는 대학생들이 많습니다.
이들이 주말에 신촌에서 저녁 모임 등을 한 뒤 귀가할 때 벌어지는 일입니다.
기사들과 다른 승객들은 고통을 호소합니다.
[버스 기사 : 신문지와 화장지를 항상 준비하고…물 뿌리는 것은 냄새 제거 때문에…]
학생회도 학교도 "음주를 줄이도록 계도할 뿐 방법이 없다"며 난처해 합니다.
18시간 운행을 마친 뒤에도 아직 일은 끝나지 않았습니다.
걸레질까지 마무리해야 긴 하루는 끝이 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