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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 북 최고위급 인사 방중…청와대 "상황 예의주시"

입력 2018-03-27 17:41 수정 2018-03-27 1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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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김정은 위원장 또는 여동생인 김여정으로 추정되는 북한 최고위급 인사의 방중 소식이 확인됐습니다.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역시 중국 최고위급 인사와 만났을 가능성이 높은데요. 오늘(27일) 청와대 발제에서는 남북-북미정상회담을 앞둔 북한과 중국의 대화 움직임, 또 문재인 대통령의 아랍에미리트 순방 소식을 함께 다뤄보겠습니다.
 

[기자]

어제 오후, 베이징에서는 북한 최고위급 인사를 태운 열차가 들어왔다는 첩보가 돌기 시작했습니다. 정상급 회담이 이뤄지는 인민대회당 앞에는 바리케이트가 쳐졌고요. 삼엄한 경계를 편 공안들의 모습도 포착됐습니다. 일반인의 출입은 완전히 차단됐습니다.

현지시각 밤 8시 반, 국빈들 숙소인 댜오위타이 근처에서는 20대가 넘는 검은색 차량 행렬이 목격됐고요. 9시 쯤에는 국빈 경호급 사이드카가 인민대회당 앞에 집결했습니다. 그리고 10시 10분쯤, 인민대회당에서 버스 2대가 빠져나왔고, 이 버스는 댜오위타이로 들어간 뒤 모습을 감췄습니다.

어젯밤 이 상황, 결코 평범하지 않았습니다. 평소 행인 통제가 잦은 중국이라고 해도 이 정도 수준은 1년 중 가장 큰 행사인 양회 때나 볼 수 있을 정도로 아주 드문 광경이었습니다. 과거 김정일이 탔던 북한 1호 열차, 갑자기 모여든 북한대사관 차량들, 또 삼엄한 경계와 국빈급 경호, 이 모든 상황을 종합해서 나온 결론은 하나입니다. 김정은 위원장, 또는 그에 맞먹는 최고위급 인사가 중국에 있다는 것입니다.

이 소식은 언론보다 SNS를 통해서 먼저 퍼졌습니다. "김정은 전용 열차를 봤다", "도로가 막혀서 출근에 지장을 겪었다", 이런 내용들이었는데요. 어느 순간 중국판 트위터인 '웨이보'에서는 '북한'이 금지어로 지정됐고, 김정은 위원장 관련 글은 모두 삭제됐습니다. 하지만, 언론들이 곧장 뉴스를 쏟아내기 시작했습니다. 

[앤드류 스티븐스/CNN 특파원 (화면출처: CNN) : 이러한 방문 의전에서 항상 그렇듯, 그가 떠날 때까지는 공식적으로 알 수 없습니다. 하지만 김정은 위원장이 온 것이라면 시진핑 주석에게 굉장히 큰 외교적 성과일 뿐 아니라 그를 다시 대화 테이블의 중심으로 불러들이는 것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북한과 중국이 모두 침묵하는 가운데, 청와대는 "북한 움직임에 대해서 며칠 전부터 파악하고 있었고,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면서도 "실제 누가 가있는지는 현재로서는 확인되지 않는다"고 이야기했습니다. 말인 즉슨, 적어도 북한 최고위급 인사 누군가는 지금 중국에 있었다는 것이죠.

그렇다면 북한 최고위급 인사가 전격 방중한 배경은 무엇일까요. 먼저, 남북미 릴레이 회담을 앞두고 중국과의 관계 복원을 꾀했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김 위원장은 지난 5일, 대북특사단을 만난 후 모습을 완전히 감췄습니다. 3주만의 첫 공개행보가 방중이라면 장성택 처형 이후 악화된 북중관계를 본격적으로 복원하겠다는 의미로 볼 수 있습니다. 중국 또한 '차이나 패싱' 우려를 없애기 위해서 북한과의 대화 필요성을 느꼈을 것입니다. 

그리고 두 번째 이유, 최근 강경파가 전면 포진한 미국의 외교 안보라인에 북한이 압박을 느꼈을 수 있습니다. 폼페이오와 존 볼턴, 바로 상대하기는 버거운 만큼, 중국에 "미국을 설득해달라"고 요청했을 수 있습니다. 어떤 이유로든 우리 입장에서는 나쁘지 않은 선택입니다.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남북 및 북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북중 간 관계개선이 이뤄지는 것은 긍정적인 신호"라고 설명했습니다.

왜일까요. 중국이 북한에 대한 영향력을 회복하는 것은 한반도 정세의 불안정성, 남북미 회담의 불확실성을 컨트롤할 수 있는 '끈'이 된다는 점에서 긍정적입니다. 북한의 의중을 파악할 또 하나의 창구가 마련됐다고도 볼 수 있죠. 또 회담 막판에 중국이 괜한 '비토'를 놓는 위험도 사전에 차단할 수 있습니다.

만약 김 위원장의 방중이 사실로 확인된다면, 7년 만에 북한 최고 지도자의 중국 방문이 이뤄진 셈입니다. 아버지인 김정일은 9차례, 할아버지 김일성은 37차례 중국을 찾았는데요. 특히 김정일 위원장은 2000년 5월, 김대중 전 대통령과의 남북정상회담을 보름 앞두고 중국을 찾은 바 있습니다.

[조선중앙TV (2000년 5월 김정일 위원장 방중 보도) : 조선노동당 총비서이시며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국방위원회 위원장이신 위대한 영도자 김정일 동지께서는 중국공산당 중앙위원회 총서기이며 중화인민공화국 주석인 강택민 동지와 뜨겁게 상봉하시었습니다. 회담에서는 사회주의 건설과 나라의 통일을 위한 두 나라 인민들의 투쟁에 대한 호상 지지와 연대성이 표시되었으며…]

만약 이번에도 같은 시나리오로 간다면, 김정은 위원장이 직접 갔을 테지만, 일각에서는 김여정 부부장 또는 고위급 특사가 갔을 확률이 더 높다는 분석도 나옵니다. 김 위원장이 움직였을 때 보이는 접경 지역 특별경계근무가 없는데다, 북미회담이라는 초특급 이벤트를 앞두고 굳이 힘을 뺄 이유가 없다는 것이죠.

그렇다면 올림픽 때처럼, 여동생 김여정을 '특사'로 보내는 카드가 있는데 변수는 김여정이 현재 임신 7개월이라는 점입니다. 때문에 최룡해, 박봉주 등 정치국 상무위원급을 대신 보냈을 가능성도 제기가 되고 있습니다. 어쨌든 북한 인사가 귀환하는 직후, 중국에서 곧 공식적인 발표가 나올 것으로 보이는데요. 속보 들어오는 대로 전해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오늘 청와대 기사 제목은 < 북 최고위급 인사 방중…청 "모든 가능성 예의주시" >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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