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지난 설 연휴 첫날 아산병원의 박선욱 간호사가 스스로 목숨을 끊어 논란이 됐습니다. '재가 될 때까지 태운다, 혼낸다'는 간호사들의 이른바 태움 문화가 그 배경으로 지목됐었죠. 경찰이 다음 주 박씨의 사망 원인과 병원 책임 여부 등을 발표할 예정인데 태움 논란은 계속되고 있습니다.
박준우 기자입니다.
[기자]
13만평 규모의 추모공원, 박선욱 간호사는 먼저 세상을 떠난 아버지와 함께 반 평 남짓한 납골묘에 묻혔습니다.
생전 영상 속 박씨는 처음 보는 사람들 앞에서도 노래를 불렀습니다.
하지만 병원 CCTV 속 박씨는 고개를 숙인 채 종종걸음으로 돌아다닙니다.
[고 박선욱 씨 동료간호사 : 프리셉터(선배 간호사)가 되게 무섭다, 프리셉터 말고 다른 선생님을 따라다니는 날을 되게 기대하고 기다렸었고…]
박씨가 숨진 지 한 달째, 병원은 박씨의 죽음을 여전히 개인 탓으로 돌리고 있습니다.
[김모 씨/고 박선욱 씨 유가족 : 업무능력이 미달이다, 그래서 같이 일하기는 좀 부담스러운 사람이다…그리고 성격이 내성적이라고 했어요.]
박씨의 죽음 뒤 논란이 됐던 간호사들 태움 문화에 대한 비난은 온데간데 없습니다.
[고 박선욱 씨 동료 간호사 : 일단 (병원) 공지로는 대외적으로 말을 아껴줬으면 좋겠다…]
하지만 간호사들은 악습의 고리가 여전히 존재한다고 주장합니다.
간호사 인력 부족과 태움이라는 왜곡된 교육 문화, 신입 간호사들의 높은 이직률이 끊이지 않는다는 겁니다.
[A씨/대형병원 간호사 : 살인적인 노동 강도에서 조금 미숙한 간호사가 있어서 내가 그 사람까지 커버해줘야 한다면 한계에 차는 거죠. 폭발하는 거죠.]
[김모 씨/고 박선욱 씨 유가족 : 지금 이 순간에 내성적으로 바뀌었다면 병원이 아이를 그렇게 만든 거 아니냐…]
경찰은 다음 주 초 박씨의 사망 원인과 병원 측 과실 여부에 대한 수사 결과를 발표할 예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