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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 4월 남한 땅 밟는 김정은…북·미 대화도 급물살

입력 2018-03-07 17:45 수정 2018-03-07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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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어제(6일) 돌아온 문재인 대통령의 대북 특사단이 '4월 말 남북 정상회담' 또 '비핵화 의지를 바탕으로 한 북미대화'라는 예측 이상의 성과를 공개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 역시 남북합의에 긍정적 신호를 보내면서 북미 대화가 급물살을 탈 것으로 보입니다. 정의용 수석 특사, 내일 미국행 비행기에 오르고요. 직접 트럼프 대통령을 만날 것으로 보입니다. 오늘 청와대 발제에서는 특사단 방북 결과 발표와 임박해진 북·미 대화 소식 함께 집중적으로 다뤄보겠습니다.

[기자]

[JTBC '정치부회의' (어제) : 결과가 좋았다, 라는 설명을 내놓은 건 확실히 '뭔가 있다'는 걸 의미하는 것이란 분석이 나옵니다.]

네, 확실히 뭔가 있을 것이라는 것은 예상했습니다. 김정은 위원장의 파격적인 환대, 4시간이 넘는 만남. 하지만 본격적인 대화가 이뤄진 지 불과 두 달 만에 이런 파격적 결과를 들고 올 줄은 상상하기 어려웠습니다.

[정의용/대북특사단장 (어제) : 남과 북은 4월 말 판문점 평화의 집에서 제3차 남북 정상회담을 개최하기로 하였으며, 이를 위해 구체적 실무협의를 진행해나가기로 하였습니다.]

브리핑을 들으면서도 어라? 진짜로? 이렇게 제 귀를 의심했습니다. 11년 만에 남북 정상이 만나는데 시점은 다음달 4월, 그것도 김정은 위원장이 남으로 직접 넘어온다며 특사단이 풀어낸 '3.5 남북 합의' 보따리에는 이처럼 예상을 뛰어넘는 파격적인 내용이 한가득이었습니다. 군사적 위협 해소, 체제 안전이 보장되면 핵을 보유할 이유가 없다며, '조건부 핵 모라토리엄'을 북한이 선언한 것입니다.

한반도 평화 해법을 찾기 위한 남·북·미 고차 방정식. 이제, 남북 간 실타래는 얼추 풀렸습니다. 문 대통령은 북·미 중매외교를 바탕으로 한반도 운전대를 잡았고, 김 위원장도 우리를 통해 미국으로 가는 승부수를 택했습니다. 이제 남은 것은 미국의 선택이죠.

트럼프 대통령의 첫 반응은 역시나 "We'll see", '지켜보자'였습니다. 그리고 약 40분 뒤 두 번째 트윗에서는 "가능성이 있는 진전이 이뤄졌다"며 "우리는 어느 방향이든 갈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습니다. 북·미 대화를 검토할 가치가 있다는 긍정적 사인을 보낸 것입니다.

[도널드 트럼프/미국 대통령 : 여러분도 알다시피 북한은 이전에는 그렇지 않았습니다. 북한은 아주 잘 했다고 생각합니다. 그들은 좋은 정신으로 올림픽에 참가했습니다. 잘 해냈습니다. 우리가 이것을 이어나갈 수 있을지 두고 봅시다. 그럴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습니다.]

문 대통령은 특사단의 주축인 정의용 국가안보실장과 서훈 국정원장의 미국행을 지시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을 직접 만나서 방북 성과를 상세히 설명하라는 것이죠. 당장 내일 비행기에 오르는 정의용 실장은 "미국에 전달할 북한의 추가적인 입장을 별도로 가지고 있다"는 점도 언급했습니다.

방미 뒤에는 중국과 러시아, 일본도 순차적으로 방문할 예정인데요. 북미 대화를 위해서는 한반도 주변국의 협조가 필수적이기 때문입니다. 다행히 대부분의 반응은 긍정적입니다. 중국 외교부는 자정에 가까운 시간에 이례적으로 '환영' 논평을 내면서 "중국도 마땅한 역할을 하겠다"고 나섰습니다. 유엔도 구테헤스 사무총장 성명을 통해서 "비핵화를 이끌어내기 위한 성실한 대화의 기틀이 될 것"이라 호평했습니다.

그런데 딱 한 곳. 불편한 기색을 내비치는 곳이 있습니다. 일본입니다. 정부 관계자 대다수가 당혹감과 충격을 숨기지 못하는 분위기인데요. 최근 일본 내부에서는 한반도 외교 무대에서 일본이 배제되는 이른바 '재팬 패싱' 우려가 커졌었습니다. 아베 총리 역시 문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을 비롯해 "우리와도 상의해야 한다"는 뉘앙스를 여러차례 풍겼습니다.

[아베 신조/일본 총리 (지난달 9일) : 오늘 회담에서는 북한 문제에 대해서 일본과 한국, 그리고 일본, 한국, 미국 간의 긴밀한 협력관계를 재확인하는 것과 동시에 일본과 한국의 미래지향적이고 또 새로운 일·한 관계 구축을 위해서 솔직하게 의견을 나눌 수 있으면 합니다.]

아베 총리는 이번 남북합의에 대해서 "그간의 대북제재가 효과를 본 것"이라며 "당분간 대북 압력을 높이며 각국과 연대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참고로 김정은 위원장, 어제 발표된 합의사항 외에도 여러가지 중요한 발언을 했는데요. 몇 가지 살펴보겠습니다.

[김정은/위원장 (음성대역) : 비핵화는 선대의 유훈임에는 변함이 없다]

북한 사회에서 수령은 '무오류', '무결점' 인물입니다. 김 위원장이 비핵화에 대한 진정성을 강조하는 차원에서 선대인 김일성까지 거론했다는 해석이 가능합니다.

[김정은/위원장 (음성대역) : 4월 한미훈련이 예전 수준으로 진행돼도 이해한다.]

당초 정의용 실장은 한미훈련에 대한 우리 입장을 전하기 위해 수첩에 메모까지 해 갔습니다. 하지만 이 메모는 필요가 없었습니다. 김 위원장이 먼저 "훈련 진행을 이해한다"는 이야기를 꺼냈고 이어서 "한반도 정세가 안정되면 조절되길 기대한다"고 말했기 때문입니다. 북·미 대화성사의 최대 변수였던 한미훈련에 대해 김 위원장이 전향적인 태도를 보인 것입니다.

[김정은/위원장 (음성대역) : 문재인 대통령에게 상당한 신뢰가 있다]

최대 수준의 압박을 고수한 트럼프 대통령과 달리, 문 대통령은 중매쟁이 역할을 자처하며 북한에 손을 내밀었습니다. 미국과 직접 대화하기가 어려운 북한으로서는 문 대통령을 통해 군사적 위협 해소, 체제안전 보장이라는 목표를 실현할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했을 수 있습니다.

이번 특사단 파견의 성과 중 하나는 베일에 쌓여있던 김 위원장의 성격과 외교 스타일을 엿볼 수 있었다는 것이죠. 특사단은 '솔직'과 '대담', 두 단어로 김 위원장을 설명했습니다.

어제 '조선중앙TV'가 공개한 영상을 한번 볼까요. 김 위원장이 본관 로비까지 나와서 특사단을 맞이합니다. 남측 인사를 처음 만나는 자리인데도 짐짓 여유있는 표정이죠. 그리고 이어진 면담자리, 정 실장이 혼자 일어나 발언하는 가운데 김 위원장은 마치 보고를 받는 듯 앉은 자세 그대로였습니다. 이어진 기념촬영 때도 혼자만 뒷짐을 졌습니다.

그렇다고 해서 권위적인 자세만 보인 것은 아닙니다. 문 대통령의 친서를 두 손으로 받고 또 직접 건배 제의를 하는 등 친밀감도 나타냈죠. 그리고 마지막에는 주차장까지 나와서 대표단을 배웅하는 모습도 보였습니다.

사실 김 위원장을 이렇게 장시간 노출시킨 것 자체가 이례적인 일이기는 합니다. 이설주를 대동해서 '정상국가'의 면모를 과시하고 각종 건강 이상설을 불식시키기 위한 '의도된 연출' 분석도 나오는데요. 그런데 신년사부터 이어진 행보를 쭉 종합해봤을 때, "대화 상대로서 진지한 대우"를 받고 싶다는 김 위원장의 발언 만큼은 확실히 진정성이 있어보입니다.

오늘 청와대 발제는 < 남북합의에 미국도 화답…특사단 내일 방미 >로 정리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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