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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 특사단, 김정은과 파격 만찬…분위기 어땠나

입력 2018-03-06 17:45 수정 2018-03-07 18: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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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정의용 수석특사를 필두로 한 대북특사단이 어제(5일) 북한의 파격적인 환대를 받으면서 김정은 위원장과 4시간 넘게 만났습니다. 정상회담에 대한 '만족할 만한 합의'가 있었다는 언급이 나오는 가운데, 문재인 대통령이 구상한 '비핵화 방법론'에 대해서도 논의된 것으로 일단 알려졌습니다. 특사단은 잠시후 귀국할 예정인데, 청와대 발제에서는 새로운 국면으로 접어들고 있는 남북관계 이슈를 자세하게 짚어보겠습니다.

[기자]

문 대통령과 북한 김여정의 역사적 악수. 평창올림픽을 계기로 정말 상상조차 할 수 없었던 극적인 장면이 연출됐었죠. 그리고 불과 한 달이 채 지나지 않은 어제, 이번에는 북측에서 또 한번의 역사적 장면이 연출됐습니다. 북한 최고권력자 김정은이 집권 후 처음으로 우리 인사와 손을 맞잡은 것입니다. 특사단을 맞이하는 북한의 행보는 시작부터 끝까지 파격이었습니다. 특사단이 평양 순안공항에 도착한 순간부터 환대가 이어졌습니다.

[조선중앙TV (어제) :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 실장을 비롯한 남조선 대통령의 특사대표단이 5일 평양에 도착했습니다. 평양 국제비행장에서 조국평화통일위원회 위원장 이선권 동지를 비롯한 관계 부문 일꾼들이 대표단을 맞이했습니다.]

숙소인 고방산 초대소에서는 북한 2인자 중 한 명인 김영철 통일전선부장이 특사단을 맞이했습니다. 고위급 대표단 귀환 후 일주일 만의 만남이죠. 양측은 15분 만에 속전속결로 일정 협의를 마친 뒤, 남측 인사에게는 처음으로 공개되는 노동당 본관으로 향했습니다. 그리고 평양에 도착한 뒤 불과 3시간 만에 북한 최고지도자와 마주 앉게 됩니다.

김정은 위원장은 특유의 패기 넘치는 머리 모양에, 위 아래 검은 인민복 차림으로 등장했습니다. 언론을 통해 접한 전형적인 '정은 스타일'이었죠. 하지만 표정만은 달랐습니다. 카리스마를 의도한 날카로운 눈빛 대신, 마치 처음보는 듯한 환한 눈웃음을 지으며 우리 특사단을 맞이했습니다. 이어진 접견과 만찬 분위기가 어땠을지 추측할 수 있는 표정이죠.

이처럼 특사단 도착부터 접견까지 북한은 '신경전'은 일체 생략한 파격 행보를 선보였습니다. 과거 정동영, 김만복 특사단이 방북 마지막 날 가까스로 김정일을 면담한 것과는 전혀 다른 모습입니다. 청와대조차 김정은과의 만남을 사전 조율해 놓고도 이 약속이 지켜질지 반신반의하는 분위기였는데요. 하지만 김정은은 남북관계 개선의사를 밝힌 '신년사'를 시작으로 여동생 김여정을 통한 '남북회담 제의', '대북 특사단 접견'까지 대화 전면에 나서는 모습을 보여줬습니다.

[김정은/북한 노동당 위원장 (1월 1일 / 신년사) : 조성된 정세는 지금이야말로 북과 남이 과거에 얽매이지 말고 북남관계를 개선하며 자주 통일의 돌파구를 열기 위한 결정적인 대책을 세워 나갈 것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이 절박한 시대적 요구를 외면한다면 어느 누구도 민족 앞에 떳떳한 모습으로 나설 수 없을 것입니다.]

그렇다면 4시간이 넘는 접견과 만찬 동안, 김정은은 어떤 이야기를 꺼냈을까요. 앞서 정의용 수석특사가 "대통령의 비핵화 의지를 전하러 간다"고 우리측 카드를 예고했던 만큼, 김정은도 '답변카드'를 미리 준비해 접견에 나섰을 것입니다.

[김의겸/청와대 대변인 : 대북특사단 5명은 5일 김정은 국무위원장을 접견하고 이어 만찬까지 진행했습니다. 접견과 만찬에 걸린 시간은 저녁 6시부터 10시 12분까지 모두 4시간 12분입니다. 접견과 만찬은 조선노동당 본관에 있는 진달래관에서 이뤄졌습니다. 남쪽 인사가 조선노동당 본관을 방문한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특사단이 돌아와봐야 알 수 있겠지만, 일단 공개된 사진과 북측 분위기로 봐서는 우리 정부의 제안을 단박에 거절했을 확률은 극히 낮아보입니다. 만찬장에는 김영철-이선권-맹경일 등 대남라인 3인방이 총출동했습니다. 아예 할 수 있는 논의는 이 자리서 다 해보자며 전향적으로 나왔을 가능성도 있습니다. 또 부인 이설주, 동생 김여정까지 대동한 것은, 대화 분위기를 '냉각'시킬 의도가 없다는 반증이라는 분석도 나옵니다.

특사단의 심야보고를 받은 청와대는 기대치 이상의 방북 성과가 있음을 암시했습니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비핵화 방법론이 논의됐을 것이다", "결과가 있었고, 실망스럽지 않다"고 설명했는데, 여기에는 남북 정상회담 관련 협의도 포함됐다고 말했습니다. 특히 북한이 동결에서 폐기로 이어지는 문 대통령의 단계적 비핵화 해법을 일부 수용할 가능성, 아니면 한미 연합훈련 옵션을 내건 조건부 수용 이사를 밝혔을 수도 있습니다. 청와대가 도청 우려로 간단한 팩스 보고만 받았는데도 '결과가 좋았다'라는 설명을 내놓은 것은, 확실히 '뭔가 있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라는 분석이 나옵니다.

다만 북한 내부 보도를 볼 때는 아직 안심하기는 어렵다는 시각도 있습니다. 북한 매체들은 특사단 소식을 대서특필했지만, 그 어디에도 '비핵화' 또는 '북미대화' 관련 언급은 없었습니다. 다만, "남북이 수뇌상봉, 즉 남북회담에 대한 의견을 교환했고, 만족할 만한 합의를 봤다" 면서 "김정은이 남북관계를 개선시키고 한반도 평화 보장에 문제에 대해 허심 탄회한 담화를 나눴다"고만 전했습니다.

청와대 예상대로라면, 특사단은 실무회담을 마치고 오늘 저녁쯤 귀환할 예정입니다. 문 대통령 보고 뒤, 내일 있을 여야 5당 대표 청와대 회동에서도 관련 보고를 할 예정입니다. 또 빠르면 이번 주 미국행 비행기에 올라 트럼프 대통령에게 직접 방북 결과를 설명하겠다는 계획인데, 북한의 전향적 입장변화가 있을 경우 북미대화는 새로운 국면을 맞이하게 될 전망입니다.

오늘 청와대 발제는 < 특사단, 김정은과 4시간 파격 만찬…"결과 있었다" > 로 정리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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