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비스 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 아티클 바로가기 프로그램 목록 바로가기

[청와대] 트럼프 "적절한 조건 있어야 북·미대화 가능"

입력 2018-02-27 17:51 수정 2018-04-02 16:13
크게 작게 프린트 메일
URL 줄이기 페이스북 X

[앵커]

김영철 노동당 부위원장을 비롯한 북한 고위급 대표단이 2박 3일간의 일정을 마치고 북으로 귀환했습니다. 북한이 "미국과 대화할 용의가 있다"는 입장을 여러차례 밝히면서 평창올림픽 계기로 한 비핵화 논의 시동, 일단은 걸렸다, 성공적이다라는 평가가 나오고 있는 상황입니다. 오늘(27일) 청와대 발제에서는 고위급 대표단 방남 성과, 또 미국 트럼프 대통령이 언급한 북미대화의 '조건'을 천천히 따져보겠습니다.

[기자]

김영철을 비롯한 북한 고위급 대표단이 오늘 낮 12시쯤, 파주 도라산 남북출입사무소를 통과해 북으로 귀환했습니다. 한국당과 보수단체의 반발로 내려올 때는 우회로를 택한 것과 오늘은 통일대교를 건너서 돌아갔는데요. 카메라 앞에서는 한번도 입을 열지 않았던 김영철, 그건 오늘도 마찬가지였습니다.

[(단장님, 방남 결과 어떻게 평가하시는지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한 말씀만 좀 부탁…) (북·미 대화 언제쯤 생각하고 계세요?)]

복귀 전 마지막 일정은 우리 정부와의 공동 조찬으로 '서울의 판문점' 역할을 한 워커힐 호텔에서 진행됐습니다. 김영철이 폐회식을 빼고는 두문불출을 하면서 호텔이 남북회동 베이스캠프가 된 셈인데요. 어제 정의용 실장이 주재한 김영철과 청와대 안보라인 간 오찬 회동도 이 곳에서 열렸습니다.

+++

서울 광진구 워커힐호텔
어제

정의용/국가안보실장

남관표/국가안보실 2차장

천해성/통일부 차관

[천해성/통일부 차관 (어제) : 어우, 죄송합니다. (어떤 얘기 나누셨나요?) 나중에…예예. 아이쿠, 죄송합니다. (말씀 한 마디만 해주시죠!)]

+++

오늘 조찬 역시 조명균 통일부장관과 서훈 국정원장, 천해성 통일부 장관이 참석한 가운데, 극비리에 진행됐습니다. 통일부는 "남북 협력을 통해 평화올림픽을 치러낸 것을 평가하고, 남북관계 개선 및 한반도 평화 정착을 위해 계속 노력해나가기로 했다"고 회담 내용을 밝혔습니다.

2박 3일간 언론에 공개된 남북 접촉은 25일 폐회식 전, 문 대통령과의 비공개 접견, 어제 정의용 국가안보실장이 주최한 비공개 오찬회동, 그리고 오늘 공동조찬까지 총 세 번입니다. 물론, 알려지지 않은 물밑 접촉이 있었을 가능성이 높지만 어쨌든 중요한 것은 북한이 연일 미국과 대화 용의가 있다고 밝혔다는 것입니다.

특히 북한의 입장이 문 대통령의 '비핵화 필요성' 언급 뒤에 나왔다는 것은 우리정부로서는 아주 큰 성과라 할 수 있습니다. 정상회담의 전제 조건으로 북미 대화-비핵화 의지 확인을 내건 우리 정부의 입장을 북한이 받아들였다고 볼 수 있기 때문입니다. 청와대 관계자는 "문 대통령이 원론적인 비핵화는 물론 구체적인 해법까지 제시했다"고 설명했습니다.

문 대통령이 구상 중인 비핵화 로드맵은 어떤 내용일까요. 청와대는 구체적인 내용은 밝힐 수 없다고 했지만 지난해 한·미 정상회담을 앞둔 문 대통령의 발언에 그 실마리가 있습니다.

[미국 순방 기내간담회 (지난해 6월 28일) : 가장 이상적인 것은 역시 뭐, '원샷'으로 북한 핵의 완전한 폐기, 또 한반도 평화체제 이게 한꺼번에 이뤄지면 가장 좋겠지요. 그러나 현실적으로는 쉽지 않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최소한도 북한이 추가적인 핵과 미사일 도발을 하지 않는, 핵 동결 정도는 약속을 해주어야 그 이후에 본격적인 핵 폐기를 위한 대화를 할 수 있지 않을까 그렇게 생각합니다. 그렇게 생각하면 핵 동결은 대화의 입구고, 그 다음에 그 대화의 출구는 완전한 핵 폐기가 되는 것이죠.]

즉각적인 비핵화 협상은 현실적으로 어려운 만큼 '선 동결, 후 폐기'를 목표로 테이블에 일단 앉자는 겁니다. 이것은 비핵화를 대화의 '입구'로 여기고 있는 미국에 보내는 메시지이기도 합니다. 어제 중국 류엔동 부총리와의 면담에서 "미국은 대화의 문턱을 낮출 필요가 있고, 북한도 비핵화 의지를 보여야 한다"고 말한 것 역시 같은 맥락입니다.

하지만 미국은 여전히 비핵화 의지 확인이 우선이라고 강조하고 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적절한 조건'이 마련되어야만 대화에 응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도널드 트럼프/미국 대통령 : 들었겠지만, 북한은 대화를 원하고 있고 우리는 오직 적절한 조건 하에서만 대화하기를 원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대화하지 않을 것입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과 협상했던 전임 정권들이 모두 비핵화에 실패했다는 점도 지적했습니다. 전임 정권의 대북 지원의 오히려 북한의 핵 개발을 도왔다는 겁니다.

[도널드 트럼프/미국 대통령 : 제가 이 자리에 있기 전 다른 대통령들이 이 문제를 진작에 해결했어야 합니다. 북한과 25년간 대화를 해왔는데 무슨 일이 일어났습니까? 아무 일도 없습니다. 클린턴 정부는 수십억 달러를 썼습니다. 그들(북한)에게 수십억 달러를 줬고, 뭔가를 지어줬습니다. 합의가 체결된 다음 날부터 그들(북한)은 핵 연구를 시작했고 계속했습니다. 그것은 끔찍했습니다.]

지금 이 시각 판문점에서는 북한의 평창 패럴림픽 참가를 위한 남북 실무회담이 진행 중입니다. 우리 정부는 북한의 첫 패럴림픽 참가로 '한반도 평화 모멘텀'이 이어지기를 고대하고 있죠. 하지만 북미대화 진전없이 패럴림픽이 종료되고, 또 4월 한미군사훈련이 재개된다면 대화 기류는 급속도로 사그라들 가능성도 있습니다. 

오늘 청와대 발제는 < 북·미 대화에 선 긋는 트럼프…"적절한 조건 있어야" >로 정리하겠습니다.

관련기사

북 신문 "미국이 핵 포기 나서면 세계 비핵화 풀려" 북 김영철, 경의선 육로로 귀환…방남성과 질문엔 '무응답' 통일부 "북 대표단과 남북관계·한반도평화 등 전반 논의" '북 패럴림픽 참가' 실무회담 오전회의 종료…오후에 협의 계속 트럼프 "적절한 조건 아니면 북한과 대화 안할 것"
광고

JTBC 핫클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