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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 문 대통령, 김영철 접견서 '비핵화 필요성' 언급

입력 2018-02-26 17:51 수정 2018-02-26 2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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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청와대가 방남 이틀째를 맞은 북한 고위급 대표단과 북미대화 등 후속조치를 논의하기 위한 만남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특히 문 대통령이 앞선 북한 대표단과의 회동에서 '비핵화' 필요성을 명시적으로 언급한 것으로 확인됐는데요. 오늘(26일) 청와대 발제에서는 대화 공감대를 형성한 남북과 신중론을 펴고 있는 미국의 움직임을 함께 짚어봅니다.

[기자]

동계올림픽 사상 역대 최대 규모로 치러진 평창올림픽이 운영과 흥행 모두 흠잡을 데 없다는 호평 속에 대단원의 막을 내렸습니다. 컬링의 갈릭걸스 그리고 코리안 아이언맨, 호돌이를 잇는 최고의 마스코트 수호랑까지. 숱한 화제를 뿌리며 끝이 났는데요. 특히 이번 올림픽은 세계인의 축제이면서 남북관계의 물꼬를 트는 대화의 장 역할을 톡톡히 해냈습니다.

오늘 아침, 한달 남짓을 함께한 남북 아이스하키 단일팀 선수들에게도 작별의 시간이 찾아왔습니다. 비롯 5전 전패에 그쳤지만, 남북이 하나가 돼 투혼을 펼친 모습이 깊은 감동을 선사했죠. 선수들은 진한 포옹을 나누며 다시 만날 날을 기약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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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님~

네!

[박철호/북한 여자 아이스하키팀 감독 : (단일팀 어땠습니까?) 이번에 우리가 30여 일 동안 해보니까…우리 민족끼리 합치면 무엇이든지 다 해낸다는 확실한 것을 느꼈습니다.]

+++

K-POP에도 딱딱 들어맞는 절도있는 동작으로 화제가 된 북한 응원단도 19일 만에 귀환했습니다. 마지막 인사는 역시 "꼭 다시 만나자"는 내용이었습니다.

[오영철/북한 응원단장 : 한 강터에서 한 핏줄을 잇고 사는데 이렇게 갈라져 산다는 게 얼마나 가슴 아픈지 모르겠다우.]

[북한 응원단 : 통일을 위하여 힘껏 싸운다면 통일광장에서 하룻밤에 만나게 될 것이라고 봅니다.]

이들의 바람이 성사되려면 가까스로 물꼬를 튼 남북 대화가 계속 이어져야겠죠. 오늘 중국 류엔둥 부총리를 만난 문재인 대통령 역시 남북, 북미대화를 통한 '평화모멘텀' 살리기에 총력을 기울였습니다.

[류옌둥 중국 국무원 부총리 접견 : 남북 대화, 이 분위기를 올림픽 이후까지 지속해나가는 것이 대단히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우리 한반도의 비핵화와 또 평화 구축을 위한 남북 간의 대화, 그리고 또 그것을 위한 북·미 간의 대화, 그에 대해서 중국 쪽에서도 적극적으로 지지하고 협력해주시기를 부탁드립니다.] 

정부는 방남 이틀째를 맞은 북한 고위급 대표단과 극비리에 접촉하고 있습니다. 김여정 때와는 달리, 대표단의 일정, 동선은 물론 회동 내용도 극히 일부만 공개하고 있는데요. 어제 평창 이동 때는 작전명 '진달래', ktx 미정차역인 덕소역을 이용한 비밀 수송작전을 펴기도 했습니다.

현재까지 추가로 알려진 것은, 오늘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과 이도훈 북핵 6자회담 수석대표가 북한 대표단과 서울 모처에서 약 2시간 가량 오찬을 함께했다는 겁니다. 또 '대북 키 플레이어' 조명균 통일부장관과 서훈 국정원장이 나서서 사실상의 고위급 회담을 진행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는데요. 남북정상회담 등 실무차원의 후속 조치가 논의될 것으로 보입니다.

'포스트 평창'의 핵심인 북미대화는 어제, 역시 첩보작전을 방불케 진행된 문 대통령과 북 대표단의 회동에서 급격하게 탄력을 받았습니다. 특히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전날 회동에서 문 대통령의 '비핵화 언급'이 있었다"고 설명했습니다. 그간 평화적 해결, 본질적 해결 등 우회적인 표현을 써 온 것과 달리 비.핵.화 라는 명시적 언급을 했다는 게 주목할 만 합니다. 북한의 태도변화 없이는 더이상 북미대화를 중재할 명분도, 국내 여론을 설득할 명분도 없다는 판단하에 승부수를 띄웠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북한도 깜짝 놀랄만한 반응을 보였습니다. 그간 우리가 봤던 북한의 반응은 대체로 이런 모습이었죠.

[김영철/북한 노동당 중앙위원회 부위원장 (2015년) : 우리 군대가 목숨으로 지키는 우리 사상과 제도를 허물고 우리 정권과 우리 삶의 모든 영역을 찬탈하자는 데 그 목적이 있는 것입니다.]

이번에는 달랐습니다. 김영철은 문 대통령의 비핵화 언급에 자리를 박차고 나가지도, 흥분하지도 않았습니다. 오히려 '미국과의 대화에 나설 용의가 있다'는 입장까지 밝혔습니다. 예상을 뛰어 넘는 북한의 태도에 북미대화가 급물살을 타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는데요.

일단 백악관의 반응은 이번에도 'WE WILL SEE', 지켜 보자는 겁니다. 백악관 샌더스 대변인은 "북한의 대답이 비핵화로 향하는 첫걸음인지 보겠다"면서 "최대압박은 북한이 핵을 포기할 때까지 계속 되어야 한다"고 신중한 반응을 보였습니다.

실제 트럼프 대통령은 딸 이방카를 메신저로 보낸 바로 그날, 해상차단을 골자로 한 사상 최대규모의 대북제재를 전격 발표했습니다. 또, 제재가 먹히지 않으면 '군사옵션'으로 추정되는 "매우 거친 2단계"로 나아갈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도널드 트럼프/미국 대통령 : 우리는 지켜보다가 그 제재가 효과가 없으면 2단계로 가야 할 겁니다. 2단계는 매우 거친 것일 수도 있고, 전 세계에 매우 불행한 일이 될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제재가 잘 작동하길 바랍니다. 우리가 하고 있는 일들은 전 세계로부터 엄청난 지지를 받고 있습니다. 북한은 정말 불량 국가입니다.]

트럼프 메신저 이방카 보좌관 역시, 문 대통령과의 만찬에서 '비핵화가 먼저'라는 뜻을 분명히 했습니다. 한미동맹을 강조하면서 북한과의 줄다리기에서 먼저 양보할 뜻이 없음을 드러낸 겁니다.

[이방카 트럼프/미 백악관 보좌관 (지난 23일) : 이러한 자리를 마련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이 자리를 통해 우리는 양국 간의 우정과 협력, 파트너십을 재확인할 수 있습니다. 또한 한반도의 비핵화를 위한 최대 압박 캠페인에 대한 우리의 의지를 다시 한 번 확인할 수 있습니다.]

결국 핵심은 북한의 "대화 용의"에 비핵화 의제도 포함됐는지를 확인하는 것이라는 분석이 나옵니다. 오늘 청와대 발제는 < 문 대통령, 북 대표단에 '비핵화 필요성' 언급 > 으로 정리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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