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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당] "삼성, 다스 소송비 대납"…검찰, MB 뇌물죄 겨냥

입력 2018-02-09 18:22 수정 2018-02-09 22: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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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이재용 부회장이 석방된 지 사흘 만에 검찰이 또 삼성을 정조준하며 전격 압수수색을 벌였습니다. 다스와 관련한 의혹인데요. 다스의 BBK 투자금 반환 소송 비용을 삼성이 대신 내 준 정황이 발견된 겁니다. 검찰은 이명박 전 대통령의 영향력을 기대하고 이뤄진 거라 의심하고 있는데요. 다스와 이 전 대통령의 관계를 입증할 주요한 단서가 나올지 주목됩니다. 지금 평창에 가 있는 이 전 대통령의 심경도 궁금한데, 오늘(9일) 최 반장 발제에서 자세한 내용을 알아보겠습니다.

[기자]

이명박 전 대통령과 얽혀 있는 사건들. 검찰 수사는 크게 '국정원 특수활동비', '다스' 두 갈래로 진행 중인데요. 수사 속도가 점점 빨라지고 있습니다. 

김백준 전 기획관을 기소한 검찰은 이명박 전 대통령을 '주범'이라고 했죠. A4 5장 분량의 김 전 기획관 공소장에서 이 전 대통령의 이름은 13번 등장하는데요. 국정원에서 4억 원을 받은 뇌물 및 국고손실 혐의의 피의자로 명시됐습니다.

[김백준 전 기획관 공소장 (음성대역) : 이명박 전 대통령이 김성호 전 원장과 공모해 특별사업비로 편성된 국정원 자금 2억원을 인출해 사용함으로써 국고를 손실하고 공무원의 직무와 관련해 뇌물을 수수했습니다.]

결국 김 전 기획관의 공소장은 'MB 공소장'과 다름 없다는 해석이 가능해 보입니다. 검찰이 이 전 대통령이 국정원장으로부터 받은 돈을 뇌물로 본 것은 '대가성'이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입니다. 김성호 전 국정원장은 지명 직후 "삼성으로부터 금품을 받았다"는 의혹이 불거졌습니다. 당시 증인 출석 문제로 여야가 대립하면서 청문회가 무산됐지만 이 전 대통령은 임명을 강행했습니다. 낙마 위기에 몰렸던 김 전 원장 입장에서는 큰 빚을 졌던 상황이죠. 검찰은 이렇게 설명합니다.

[김백준 전 기획관 공소장 (음성대역) : 연이은 의혹에도 임명을 강행해준 것에 대한 보답과 국정원장직 유지와 인사 등 편의를 받은 것을 기대하면서 이 전 대통령의 요구대로 2억원을 마련해 주기로 마음 먹었습니다.]

검찰은 원세훈 원장이 건넨 2억 원도 마찬가지라고 판단했습니다. 국정원 운영 과정에서 발생한 문책론에도 불구하고 원장직을 유지할 수 있게 한 보답이었다는 겁니다.

다스와 관련해서도 검찰은 뇌물죄 프레임을 꺼내들었습니다. 바로 삼성이 등장했기 때문인데요. 검찰은 삼성전자 사옥과 이건희 회장의 오른팔로 불린 이학수 전 부회장의 자택 등을 오늘 새벽까지 압수수색했습니다. 바로 2009년 삼성이 다스의 소송 비용을 대신 내준 정황을 발견했기 때문입니다.

다스는 BBK 투자금 140억 원 돌려받기 위해 미국에서 김경준 씨를 상대로 8년간 소송전을 벌였고 2011년 2월 이 돈을 돌려 받았죠. 소송비는 최소 30억 원 플러스 알파로 알려져 있습니다. 그런데 다스 회계 장부나 이상은 회장의 계좌 어디에서도 빠져나간 돈이 없었던 겁니다.

검찰이 이를 추적하는 과정에서 삼성의 미국 법인이 소송 비용을 대납한 정황을 포착했습니다. 영포빌딩 내 다스 창고에서 관련 문건 그리고 다스 관련자 진술도 확보해 압수수색을 벌인 겁니다. 삼성 입장에서는 BBK 투자했던 삼성생명은 100억 원을 무사히 돌려 받았습니다. 또 다스는 현대차 납품업체죠. 삼성과는 이해관계도 없기 때문에 삼성이 돈을 대신 내줄 이유가 없어 보이는데요. 이 대목에서 검찰은 삼성이 이 전 대통령의 영향력을 기대하고 건넨 뇌물일 거라 의심하고 있습니다.

다스 소송이 한창이던 2009년 8월 이건희 회장은 대법원에서 징역 3년 집행유예 5년 판결이 확정됩니다. 그런데 불과 4개월 뒤인 12월 정부는 이 회장을 특별사면합니다. 이 회장이 유일했고, 경제인 1명을 대상으로 한 사면은 처음이었는데요. 당시 이 전 대통령이 밝힌 '단독 사면'의 이유는 평창 올림픽 유치였습니다.

[2009년 12월 29일 국무회의 (음성대역) : 평창이 겨울올림픽을 반드시 유치하기 위해서는 이건희 회장이 IOC 위원으로 꼭 활동할 필요가 있다는 체육계 전반, 강원도민, 경제계의 강력한 청원이 있어왔습니다. 국가적 관점에서 사면을 결심하게 됐습니다.]

소송비용 대납과 특별사면 사이 모종의 대가성이 있을 수 있다는 의혹이 제기됩니다. 만일 MB가 다스 실소유주라면 직접 대가를 누린 셈이기 때문에 뇌물죄를 적용할 수 있습니다. 만일 실소유주가 아니더라도 삼성은 대통령에게 특별사면이라는 '부정한 청탁'을 하고 다스에 소송비라는 '대가(성)'를 줬기 때문에 다스와 MB는 공범이 되고 제3자 뇌물죄 구성이 가능해 집니다.

그런데 이 구도, 어딘가 익숙하지 않나요? 대통령이 공범관계에 있는 제3자에게 대기업으로부터 돈을 받아 혜택을 줬다? 그렇습니다. 삼성과 이명박·다스의 관계 바로 삼성과 박근혜·최순실의 관계와 유사해 보입니다. 물론 이 전 대통령 입장에서는 이 회장의 특별 사면은 평창올림픽 유치를 위한 국민들의 염원에 따른 것이고 국익을 위한 결정이었다고 반박한다면 대가성을 입증하기는 쉽지 않을 거란 관측도 나옵니다.

어찌됐든 이 전 대통령. 내딛는 발길이 무겁게 느껴지겠지만 평창 올림픽을 유치한 당사자로서 또 참석할 수 있는 유일한 전직 국가 원수로서 오늘 개막식에 참석합니다. 대통령 주최로, 조금 전 부터 시작된 리셉션에도 참석했는데요. 각국 정상급 인사들과 함께 즐거운 시간 보내시길 바랍니다.

발제 정리하겠습니다. <"삼성 다스 소송비 대납"…검찰 MB 뇌물죄 겨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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