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청와대의 국민청원게시판에 올라온 글입니다. '임종석 비서실장이 가상통화로 북한에 거금을 줘서 미국에 걸렸다는 기사도 읽었다'라고 쓰여 있습니다. 이런 내용은 여러 사이트와 페이스북, 트위터에 넓게 퍼졌습니다. 팩트체크에서 확인을 했습니다.
오대영 기자, 자세히 좀 설명을 해 주실까요?
[기자]
청와대가 '가상통화로 대북 송금을 했고 미국이 이걸 적발했다'라는 내용입니다.
'미국의 금융감독청이 한국의 시중은행에 자료 제출을 요구했다'는 상세한 정보도 포함이 돼 있습니다.
도대체 어디서 이런 얘기가 시작됐는지 역추적해 봤습니다.
열흘 전 '뉴스'라는 이름을 단 한 유튜브 채널이 내보낸 내용입니다.
그 이후에 급속히 확산이 됐습니다.
[앵커]
그러면 '미국 금융감독청이 이런 사실을 적발했다'는 것은 맞습니까?
[기자]
아닙니다. 이 방송은 한 언론의 기사를 근거로 내세우고 있습니다.
바로 이건데요, '미국 금융청, 가상화폐 자금세탁 우려…은행에 자료제출 요구' 라는 제목입니다.
그런데 정작 이 기사는 대북 송금과는 아무런 관련이 없습니다.
'가상화폐 내부 규정을 점검한다'라는 내용입니다.
제목만 발췌해서 만든 이야기입니다.
금융당국과 시중은행에 물어봤습니다.
대북 송금은 '금시초문'이라고 답했습니다.
[앵커]
앞서 청원게시판에서 '이런 내용의 기사를 읽었다'라는 표현이 등장을 했는데요. 결국에는 가짜뉴스를 본 거였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심지어 이런 주장까지 하는데 한번 들어보시죠.
[유튜브 채널 '글로벌디펜스뉴스' (지난달 30일) : 우리나라 정부가 샀습니다. 중소벤처기업부, 우정사업본부, 국민연금 이런 데서 돈을 쫙 투자해가지고, 이 작업을 하려면 청와대, 금융감독원…문제는 핵심 지지층들이 사기의 대상이었어요, 이번에.]
청와대가 북한에 송금한 돈이 시세 조정으로 번 돈이라는 겁니다.
이들은 지난해 하반기에 국민연금이 가상통화를 사들여서 거품을 만들었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정부 기관이 작전세력이라는 주장까지 하는데 여러 루트를 확인해 보니 근거는 전혀 없었습니다.
[앵커]
그런데 '국민연금이 비트코인에 투자를 했다'라는 얘기도 있었잖아요. 이것도 사실이 아닌 겁니까?
[기자]
국민연금은 26억 원을 위탁펀드에 투자했습니다.
2016년에 그 전후해서 투자가 결정이 됐습니다.
그리고 펀드운용사가 이걸 가상통화거래소 여러 곳에 분산투자한 사실은 있습니다.
중소기업벤처부도 2013년부터 시작해서 총 412억 원을 펀드에 넣었습니다.
이 펀드가 거래소에 투자를 한 상태입니다.
국민연금은 '재원을 늘리자'는 취지고 중소벤처기업부는 '벤처기술을 지원한다'는 목적이 있습니다.
[앵커]
그러니까 결과적으로는 가상통화 거래소에 간접적으로 투자를 한 셈이군요?
[기자]
펀드에 모인 기금을 어디에 투자할지는 위탁운용사가 결정할 권한을 갖고 있습니다.
이 투자금에 대해서 '모두 잃었다', 이런 루머까지 퍼지고 있습니다.
역시 사실이 아닙니다.
[앵커]
팩트체크 오대영 기자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