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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 "금강산 합동공연 취소"…북한 일방통보, 왜?

입력 2018-01-30 17:37 수정 2018-01-30 2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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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조금 전에 얘기했지만요. 북한이 어젯밤(29일), 금강산에서 갖기로 한 남북 합동문화공연을 취소하겠다고 통보해왔습니다. 우리 측 언론이 자신들을 모독하고 내부 행사를 문제 삼고 있다는 이유를 달았죠. 우리 정부는 수차례 반복된 북한의 일방적 통보에 깊은 유감을 표했습니다. 오늘 청와대 발제에서는 북한 취소 통보의 배경과 마식령 훈련 등 향후 일정에 미칠 파장을 짚어보고요, 오늘 문재인 대통령이 주재한 장차관 워크숍 소식도 자세히 짚어보겠습니다.

[기자]

내가 돌아 (NEGA DOLA) - BoA

JTBC '아는형님' 111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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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TBC 대표 예능 < 아는형님 > 에 출연한 '아시아의 별' 가수 보아입니다. 곧 발매될 신곡 '내가 돌아'에 맞춰 파워풀한 댄스를 선보였는데요. 갑자기 웬 '보아'냐고요?

어제 남북이 함께하는 금강산 합동공연 소식 전하면서 K-POP이 무대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고 전해드린 바 있습니다. 가수 보아와 이적을 비롯해 6개 팀이 출연을 조율 중이었다는 사실이 알려졌습니다. 아시아의 별이 금강산에 뜬다, 설레는 마음 감출 수가 없었는데요. 그런데 이게 웬 일입니까, 북한이 어젯밤 10시가 넘어서 돌연 공연을 취소한다는 통지문을 보내온 겁니다.

[이선권/북한 조평통위원장 (29일 밤 10시 10분경 / 음성대역) : 남측 언론이 평창올림픽과 관련해 북한이 취하고 있는 진정어린 조치들을 모독하는 여론을 계속 확산시키고 있다. 북한 내부의 경축행사에 시비를 나선만큼 합의된 행사를 취소하지 않을 수 없다.]

북한의 일방적 통보에 정부도 당혹스러운 모습입니다. 일단 통일부는 "북한의 일방적 통보를 매우 유감스럽게 생각한다" 면서 "남과 북 모두 상호 존중과 이해의 정신을 바탕으로 합의한 사항은 반드시 이행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취소 통보 배경에 대해서는 "북한이 300명 이상 되는 대규모 행사에 부담을 느꼈을 수 있다"면서 행사를 불과 엿새 남기고 통보를 했기에 올림픽 개막 전 공연은 사실상 어려울 것 같다고도 설명했습니다. 가수 보아는 2003년에도 북한의 초청까지 받았다가 일정상 무대에 오르지 못했었는데, 누구보다도 이번 공연을 기다렸을 보아의 심경이 담긴 노래, 한 곡 골라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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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인데 그대 앞인데
말해야 하는데 나의 마음을
오랜 시간 그대를 향한
길었던 내 기다림을
바보 같죠 항상 그랬죠
그래야 했죠

늘 - BoA

+++

제 애창곡이기도 했던 보아의 '늘'입니다. 노래 가사처럼 보아뿐 아니라 합동행사를 준비했던 관계자들 모두 허탈한 심경일텐데요. 올해 남북 대화가 급물살은 탄 이후 북한은 결정적인 순간마다 꼭 한발씩 뒤로 빼는 납득하기 어려운 모습을 보여왔습니다.

먼저 1월 9일, 고위급 회담 때로 돌아가볼까요. 화기애애했던 분위기는 그날의 대미를 장식할 종결회의에서 갑자기 얼어붙었습니다. 이선권 위원장이 비핵화와 군 통신선 복구 문제를 놓고 우리 정부와 언론에 강하게 문제제기를 하고 나선 겁니다.

[이선권/북한 조국평화통일위원회 위원장 (지난 9일) : 3일 날에 판문점 연락 통로와 군통신 재개한 거를 하지 않고 있다가 10날, 오늘에야 비로소 한 것처럼 지금 여론을 펴고 있는데 대단히 잘못된 겁니다. 앞으로 북남 당국 사이에 불신을 야기시키고 반목을 조장시키는 이런 행위가 철저히 근절되도록 남측 당국에서도 힘써주기 바랍니다.]

아예 일정을 취소하겠다고 나서 사례도 또 있었습니다. 북한은 지난 19일 오전 10시, "다음 날(20일) 예술단 사전 점검단을 파견하겠다"고 알려왔지만 불과 반나절만인 밤 10시, "파견을 중지한다"는 일방적 통보를 보냈습니다. 우리 정부가 이유를 설명해달라 요구했지만 북측은 '묵묵부답'으로 일관하다 결국 하루 늦은 21일, 현송월 점검단을 보냈습니다.

이번 합동행사 취소도 "한밤중에 돌연", "우리 언론탓"을 하는 비슷한 패턴으로 이뤄졌습니다. 문제는 이런 일방적 밀당 행보가 향후 일정에서 반복될 가능성이 있다는 겁니다. 특히 개막식 공동입장 같은 문제를 두고 같은 태도를 보인다면 평화 올림픽의 취지가 크게 상할 수도 있습니다.

다만 내일 있을 마식령 스키 공동훈련은 예정대로 진행될 방침입니다. 우리정부는 마식령 훈련과 관련한 북한의 특이 동향은 없다고 보고 준비를 계속하고 있는데요. 미국 등 국제사회와의 최종 협의를 마친 후 세부 일정을 발표할 계획입니다.

돌연 행사를 취소한 북한의 속내가 무엇인지에 대해서도 다양한 해석이 나오고 있습니다. 북한이 밝힌 "내부의 경축행사까지 시비해 나섰다"는 대목에 비춰볼 때는 '건군절 열병식'에 비판적인 보도에 불쾌감을 드러낸 것일 수 있습니다. 또 행사 비용과 유류 등이 유엔 안보리 제재 등에 저촉될 가능성, 우리 대중문화가 북한 무대에 오르는 것에 대한 우려도 작용했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하지만, 이유야 어찌됐든 행사를 불과 엿새 남긴 채 합의를 뒤집은 건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정치권 역시 수위에 차이는 있지만 모두 비판의 목소리를 냈습니다.

[김태년/더불어민주당 정책위의장 : 매우 유감스럽습니다. 남과 북이 평창올림픽을 계기로 어렵게 합의한 여러 행사들은 반드시 진행되고 또 지켜져야 합니다.] 

[김성태/자유한국당 원내대표 : 지난번 현송월 여성 한 분이 내려와서 대한민국을 다 휘젓고 다니도록 뒷바라지 하는 것도 모자라서 이제는 그 뒷바라지 약속도 제대로 일방적으로 걷어차이는…]

[유승민/바른정당 대표 : 북한은 평창올림픽 관련 기존의 합의를 번복하는 등 무슨 짓을 할지 모르는 상황입니다.]

정부는 오늘 오후, 북한에 "유감 표명"과 함께 " 합의된 모든 행사들이 차질없이 진행돼야 한다는 입장"이 담긴 답신을 보냈습니다. 오늘 청와대 발제는요. < 북, 금강산 공연 돌연 취소 통보…정부 "유감 표명" 전통문 보내 >로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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