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남북이 2년여 만에 첫 대화를 가진 바로 다음 날 문재인 대통령은 '북핵'과 '비핵화'를 23번 언급했습니다. '비핵화'는 어제(9일) 회담에서도 그렇듯이 북한이 가장 민감하게 받아들이는 단어입니다. 문재인 대통령이 오늘 신년 기자회견에서 무엇을 말하고자 했는지 엿볼 수 있는 대목입니다. 북한과 본격 대화가 시작됐지만 궁극적인 목표는 평창올림픽이나 정상회담이 아니라 비핵화와 이후의 평화 정착이라는 점을 강조한 셈입니다.
문 대통령의 신년 회견 내용 가운데 남북 관계 부분을 먼저 정제윤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문재인 대통령은 어제 열린 남북 고위급 회담을 계기로 꽉 막혔던 남북 대화가 복원됐다고 평가했습니다 .
[올해가 한반도 평화의 새로운 원년이 되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하지만 북한이 예민하게 나오는 비핵화 문제를 바로 꺼냈습니다.
[남북이 공동으로 선언한 한반도 비핵화가 결코 양보할 수 없는 우리의 기본 입장입니다.]
비핵화가 안 되면 제재를 이어가겠다는 뜻도 분명히 했습니다.
[한국이 국제적인 어떤 대북제재와 별개로, 독자적으로 대북제재를 완화할 생각은 지금은 가지고 있지 않다.]
북한이 지속적으로 요구해왔던 5.24조치나 개성공단 가동과 금강산 관광 재개도 모두 전제는 비핵화라고 강조했습니다.
[유엔 안보리가 결의한 제재, 그 틀 속에서 판단하지 않을 수 없을 거 같습니다. 북한하고의 관계 개선은 북핵 문제 해결과 함께 가지 않을 수 없다고 봅니다.]
남북 정상회담은 필요하다면 하겠지만 회담 자체가 목표일 수는 없다고 말했습니다.
[남북 관계 개선과 북핵 문제 해결에 필요하다면 저는 정상회담을 해서 어떠한 만남도 열어두고 있습니다. 그러나 회담을 위한 회담이 목표일 순 없습니다.]
오늘 문재인 대통령이 비핵화를 여러 차례 언급한 것은 2년여 만에 남북 대화가 시작된 직후 나온 것이어서 주목됩니다.
이른바 유약하지 않은 대화 기조를 다시 한번 북한과 국제사회에 환기시킨 것으로 풀이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