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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 북, 줄다리기 협상 없이 "'고위급회담' 제안 OK!"

입력 2018-01-05 18:16 수정 2018-01-05 18: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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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북한이 우리 정부의 남북 고위급 회담 개최 제안을 사흘 만에 수락했습니다. 개최 시기와 장소, 형식을 놓고 줄다리기를 벌였던 과거와 달리, 이번에는 우리 정부 제안을 수정 없이 받아들이겠다고 했습니다. 이에 앞서 문재인 대통령은 어젯밤(4일) 미국 트럼프 대통령과 통화를 갖고 올림픽 기간 내에 한미 군사훈련을 연기한다는 합의를 공식화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은 100% 문 대통령을 지지한다"며 양국 간 신뢰를 재확인했습니다. 오늘 청와대 발제에서는 빠르게 전개되고 있는 남북대화 소식을 포함한 한반도 상황을 짚어봅니다.

[기자]

[영화 '공동경비구역 JSA']

이 장면 기억하시나요, 한국 영화 사상 가장 멋진 엔딩 중 하나로 꼽히는 박찬욱 감독의 '공동경비구역 JSA' 마지막 장면입니다. 판문점 군사분계선을 경계로 선 남북한 4명의 병사들, 같은 곳에 있으면서도 다른 곳에 있는 아이러니를 보여준 한 컷이었죠. 빌 클린턴 전 미국 대통령은 판문점을 "지구상에서 가장 무서운 장소"라고 표현하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이곳 판문점에서 2년 만에 남북 당국의 만남이 이뤄지게 됐습니다.

우리 정부의 회담 제의 후 이틀간 침묵을 지키던 북한이 '제안에 응하겠다'는 메시지를 보내왔습니다. "남북 고위급 회담을 위해 1월 9일, 판문점 평화의 집으로 나갈 것"이라고요.

[백태현/통일부 대변인 : 10시 16분경에 북측에서 전통문이 왔습니다. 우리 측이 제의한 1월 9일 판문점 평화의 집 회담 제안을 수락을 했고요. 회담 개최와 관련한 실무적인 문제들은 '문서 교환 방식'으로 협의하기로 했습니다.]

일각에서는 북한이 "얘기할 것이 있으면 통보해주겠다"고 최대한 뜸을 들이면서 역제안을 해올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습니다. 과거에도 거의 예외 없이 개최 장소와 시기를 놓고 줄다리기를 벌였기 때문이죠. 그런데 이번에는 시기와 장소는 물론, '고위급' 회담 '남북관계 개선'이라는 포괄적 의제까지 이례적으로 모두 받아들였습니다.

[백태현/통일부 대변인 : '고위급회담의 대표단 구성, 수석대표가 누가 될지.' 이런 부분들은 실무적인 문서 협의를 통해서 확정이 될 것으로 봅니다. (전통문의) 명의는 북한의 조평통 위원장 이선권, 그다음에 수신은 대한민국 통일부 장관 조명균으로 돼 있습니다.]

청와대는 즉각 환영한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고위 관계자는 "(회담의) 우선순위는 평창올림픽에 북한이 참가하는 것"이라면서 "올림픽 문제가 매듭지어진 다음에 남북관계 개선 관련 논의들이 있을 것으로 본다"고 이야기했습니다. 특히 대화의 여지가 열려 있다고는 해도, 섣불리 판단하기는 이르다면서 신중론을 펴기도 했습니다.

북한의 화답이 있기 전, 문 대통령은 미국 트럼프 대통령으로부터 '평창 구상'에 대한 "100%의 지지"를 끌어냈습니다. 어젯밤 이뤄진 두 정상의 통화에서 문 대통령이 "한미 훈련 연기의 뜻을 밝혀주면, 평화 올림픽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고, 이에 트럼프 대통령이 "문 대통령께서 그렇게, 훈련이 없을 것이라 말해도 될 것 같다"고 답한 겁니다.

[윤영찬/청와대 국민소통수석 : 양국 정상은 평창 올림픽 기간 중 한·미 연합군사훈련을 실시하지 않기로 합의하고 양국군이 올림픽의 안전 보장에 최선을 다하기로 하였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남북 대화 성사를 평가하고 좋은 결과가 나오기를 희망한다고 말했습니다.]

이번 통화는 기존과 달리 미국 측이 먼저 요청해 이뤄졌습니다. 때문에 일각에서는 미국이 남북대화 재개 움직임에 불만을 표하려는 게 아니냐는 우려도 제기됐습니다.

하지만 문 대통령이 "남북 대화에서 미국과 긴밀히 협의할 것이며, 이는 북미 간 대화 분위기 조성에도 도움이 된다"고 선제적으로 나섰습니다. 이와 함께 "트럼프 대통령이 강력한 한반도 비핵화 입장을 견지한 것도 남북 대화에 도움이 됐다"고 사의를 표했습니다.

문 대통령의 이러한 발언이 미국의 우려를 잠재우는데 주요했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앞서 "상황을 지켜볼 것"이라며 한발 물러서 있던 트럼프 대통령은 "문 대통령을 100% 지지한다"며 전향적 태도로 화답했습니다.

[윤영찬/청와대 국민소통수석 : 트럼프 대통령은 '남북 대화 과정에서 우리 도움이 필요하다면 언제든 알려달라'며 '미국은 100% 문재인 대통령을 지지한다'고 말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평창 올림픽 기간에 가족을 포함한 고위 대표단을 파견하겠다고 재차 확인했습니다.]

백악관 역시 한미 정상 통화에 대한 성명을 발표하면서 한미 군사훈련 연기를 공식화했습니다. 또 "북한의 대한 '최대의 압박 전략' 지속과 과거의 실수를 반복하지 말자는데 합의했다"고도 강조했습니다. 남북대화가 국제사회의 대북 공조를 흔드는 범위로까지 확대되는 건 곤란하다는 입장을 내비친 것으로 풀이됩니다.

[헤더 노어트/미 국무부 대변인 : 미국이 이끌고 다른 많은 나라가 일원이 된 그 최대의 압박 작전이 없었다면, 우리는 그런 (남북 간) 전화통화가 이뤄졌을 것으로 믿지 않습니다. 우리는 전 세계가 연합적으로 우리의 압박 작전 뒤에 서 있다는 것을 알고, 이것은 실효를 내고 있으며, 우리는 우리가 제대로 가고 있다는 것에 대해 기뻐하고 있습니다.]

매티스 국방장관이 "(3월 중순으로 예정된) 평창 패럴림픽 폐막 이후에 훈련을 재개하겠다"며 구체적인 연기 일정을 밝혔습니다. 한미 군 당국은 키리졸브 훈련과 독수리 연습을 4월 중순 이후 시작하는 방안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오늘 청와대 발제 정리하겠습니다. < 북, 9일 '고위급 회담' 제안 수락 >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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