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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 북 "판문점 연락 재개" 응답…고위급 회담은?

입력 2018-01-03 18:30 수정 2018-01-03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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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우리 정부의 '남북 고위급 회담' 제안에 대해, 북한이 "판문점 연락을 재개하고, 남측과 평창올림픽 대표단 파견 관련 실무적 문제를 논의할 것"이라 밝혔습니다. 우리 제안이 이뤄진 지 채 하루도 되지 않아 북한이 응답한 겁니다. 반면 미국은 신중론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로켓맨이 대화를 원하기 시작했다.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오늘(3일) 청와대 발제에서는 남북 고위급회담을 둘러싼 다양한 측면을 분석해 보겠습니다.

[기자]

[이선권/북한 조국평화통일위원회 위원장 : 우리는 최고 지도부의 뜻을 받들어 진지한 입장과 성실한 자세에서 남조선 측과 긴밀한 연계를 취할 것이며 우리 대표단 파견과 관련한 실무적 문제를 논의해 나갈 것입니다.]

북한이 고위급 남북 당국회담을 갖자는 우리정부의 제안에 답을 보내왔습니다. 조선중앙TV에 출연한 이선권 조평통 위원장이 김정은의 위임에 따른 입장을 발표한다면서 "남측과 평창 대표단 파견과 관련한 실무적 문제를 논의할 것"이라 밝힌 겁니다. 이어, 해당 문제를 제때에 연계할 수 있도록 판문점 연락 채널을 재 가동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선권/북한 조국평화통일위원회 위원장 : 평창 올림픽 경기대회 대표단 파견 문제를 포함하여 해당 개체와 관련한 문제들을 남측과 제 때에 연계하도록 3일 15시(우리시각 오후 3시 30분)부터 북남 사이에 판문점 연락 통로를 개통할 데 대한 지시도 주셨습니다.]

이 위원장은 또 "김정은이 평창 올림픽 대표단 파견 의사를 밝힌 자신의 신년사에 대해 청와대가 환영 의사를 밝히고 문 대통령이 지지와 실무 대책 수립을 지시한 것에 대해 긍정적 평가와 환영의 뜻을 표했다"고 말했습니다. 또 남북관계 개선은 전적으로 남북 당국에 달려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이 위원장의 발표는 오후 1시 30분쯤 이뤄졌습니다. 오늘 오전까지만해도 우리 측 판문점 연락사무소에 응답하지 않았던만큼 전격적인 발표입니다. 또 어제 통일부가 오후 2시께 고위급 남북 당국 회담을 제안한 걸 고려하면 채 24시간이 지나지않은 상황에서 답을 한 셈입니다. 다만 북한은 '고위급 회담' 수락 여부는 말하지 않았습니다.

'판문점 연락 채널 개통'으로 1년 11개월간 단절됐던 남북 핫라인도 다시 살아났습니다. 북한은 2016년 4차 핵실험후 당시 박근혜 정부가 개성공단 전면 중단을 결정하자 이에 대한 반발 조치로 소통 채널을 모두 끊었습니다. 일각에서는 북한이 판문점 채널 복구를 하나의 '협상 카드'로 사용할 가능성도 제기됐지만 김정은의 전격 지시로 재개통이 이뤄진 겁니다.

윤영찬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은 "판문점 채널 복원의 의미가 크다"면서 "상시 대화가 가능한 구조로 가는 것으로 평가된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이제 관심이 쏠리는 건 북한이 '고위급' 회담을 수용 하느냐입니다. 우리 정부가 '체육회담', '실무회담'이 아닌 '고위급 회담'을 제안한 건, 설 이산가족 상봉, 군 채널 복원과 비핵화 논의 등 다양한 의제에 대한 가능성을 열어놓기 위해서 입니다. 또 수석대표의 급등 대표단 구성을 구체화 하지 않은 것도 북한에 선택권을 주기 위한 측면이 있습니다. 시기, 장소, 형식에 구애 받지 않고 북한의 수정제안이 오더라도 긍정적으로 검토할 방침입니다.

회담을 이끌 북 측의 카드로 어제 당 2 인자인 최용해, 김정은의 여동생 김여정을 거론했었죠. 회담의 격이 장관급으로 결정된다면 김영철 노동당 부위원장이 나설 가능성도 있습니다. 김영철은 1990년대 고위급 회담때부터 참여해 온 대남통인데 2010년 천안함 피격사건의 배후로 지목돼 반대여론이 일 여지가 있습니다. 또 김영철의 오른팔로 알려진 인물이자 오늘 김정은의 위임을 받아 입장을 발표한 이선권 조평통 위원장이 수석대표로 등판할 수도 있습니다.
 
북한이 내부일정도 변수입니다. 정부는 김정은의 생일이 1월 8일인 점을 고려해 9일로 회담을 제안했지만 북한이 연초에 신년사 관철을 위한 군중대회나 궐기모임을 갖는데 집중해 회담 준비에 여력이 없을 것이란 관측도 나옵니다. 따라서 북한이 우리 정부의 '9일 판문점 회담' 제안에 수정안을 제시할 가능성도 있습니다.

대북 '압박'과 평창이라는 '명분' 사이에 선 미국의 입장도 복잡합니다. "북한에 대한 미국의 정책은 바뀌지 않을 것"이란 신중론을 펴면서 남북의 회담 진전 상황을 지켜보겠단 겁니다.

[세라 허커비 샌더스/백악관 대변인 : 북한에 대한 우리의 정책은 전혀 변하지 않았습니다. 미국은 북한이 한반도를 비핵화하는 데 변화하고 확실해지도록 계속 최대의 압박을 가할 것이며, 여기에 전념할 것입니다. 우리의 목표는 같으며 우리는 그것을 한국과 공유하고 있지만, 이것에 대한 우리의 정책과 과정은 변하지 않았습니다.]

니키 헤일리 유엔대사는 더 강경한 입장을 고수했습니다. 북한이 핵무기를 포기하지 않는 한, 남북 대화는 '미봉책'에 불과하다고 강조하면서 특히 "북한이 추가 미사일을 발사할 경우 더 강력한 수단을 동원할 수 밖에 없다" 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관심이 쏠리는 건 트럼프 대통령의 반응입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김정은을 다시 로켓맨으로 지칭하면서, "로켓맨이 이제 한국과 대화하길 원한다. 그것이 좋은 뉴스인지 아닌지 두고 볼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직설적 성격의 트럼프 대통령, 나름 '신중론'을 고수하는 모양새였는데요. 이후 추가로 남긴 트윗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의 성격이 고스란히 드러났습니다. 김정은의 '핵 단추' 언급에 대해 "나는 더 크고 강력한 핵 단추가 있다"며 맞받아 친 겁니다.

[트럼프 (음성대역) : 북한 지도자 김정은이 방금 '핵 단추가 항상 책상 위에 있다'고 했는데 나는 그가 가진 것보다 더 크고 강력한 핵 단추가 있다. 또 내 버튼은 작동도 한다!]

김정은과 트럼프 대통령의 설전을 보니, 문득 떠오르는 문학 작품이 하나 있습니다. 오늘은 최반장 대신, 정반장을 소환해 봅니다. 정치가 소설을 만났을 때.

동백꽃 - 김유정
발소리를 죽이고 등 뒤로 살면시 와서는…
쓸데없는 수작을 하는 것이다
어제까지도 저와 나는 이야기도 잘 않고 서로 만나도
본 척만 하고 이렇게 점잖게 지내던 터인데
"너희 집에 이거 없지? 너…봄 감자가 맛있단다."
"나 감자 안 먹는다. 너나 먹어라."
고약한 꼴을 하더니 그 뒤로는 날 보면 잡아먹으려고
기를 박박 쓰는 것이다…
너희 집에 이거 없지는 다 뭐냐?

+++

핵 단추를 둘러싼 두 사람의 신경전, 북핵 문제를 둘러싼 국제 사회의 엄숙한 분위기완 달리 일면 유치해 보이기까지 합니다. 아무튼, 오늘 청와대 발제 정리하겠습니다. < 북한 "평창 참가 실무 논의 시작…판문점 채널 개통" > 으로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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