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육아 휴직을 하는 아빠가 지난해 1만 명선을 넘었습니다. 처음으로 전체 육아 휴직자의 10%를 넘었을 것으로 추정된다고 하는군요. '독박 육아' '경단녀'라는 말이 익숙했던 우리 사회에선 의미있는 진전입니다. 다만 아직은 공공기관이나 일부 대기업에 다니는 아빠에 해당되는 이야기입니다. 선진국에 비하면 아직도 갈 길이 멉니다.
구희령 기자입니다.
[기자]
4살 이현이를 어린이집에 데리러 오는 건 아빠입니다.
꼬마 눈사람도 함께 만들어봅니다. 아빠는 아기 기저귀도 곧잘 갑니다.
[한민규/서울 사당동 : (육아휴직 한 지) 1년 5개월 정도 됐습니다. 아기가 자라면서 잠도 잘 안 자고 청개구리일 때도 있고…(나 어제 잘 잤거든?)]
'아빠 육아휴직 1만 명 시대'가 열렸지만 아빠도 육아 휴직을 꼭 써야하는 스웨덴에 비하면 휴직률이 5분의 1 수준입니다.
서우 아빠도 직장에 '의무 육아휴직'이 생기면서 둘째를 돌볼 수 있게 됐습니다.
[김영백/롯데손해보험 파트장 : 첫째 때는 육아휴직을 안 썼는데 올 초부터 아예 의무가 돼버려서 정말 눈치 안 보고 다들 쓰고 있고요.]
[임명임/김영백 씨 아내 : (남편 육아휴직 첫날) 좋았어요. 많이 든든했고요. 친정집에서 바로 짐 싸 들고 왔어요.]
남자도 최소 한 달은 유급 육아휴직을 쓰게 했더니 서우 아빠 같은 사람이 180명에서 1100명으로 늘었습니다.
하지만 '아빠 육아휴직' 혜택은 대기업에 집중돼 있고 3년까지 쉴 수 있는 건 일부 공공기관 뿐입니다.
[전호연/한민규 씨 아내 : 혼자서 아이를 키우는 게 굉장히 힘들었거든요.저도 워킹맘인데,(남편이 아니라) 제가 휴직을 좀더 오래했으면 직장으로 돌아가는 게 굉장히 부담스러웠을 거예요.]
(영상디자인 : 곽세미 송민지 최석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