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쉬는 시간이 늘어 오히려 울상인 사람들이 있습니다. 아파트 경비원들이 그렇습니다. 내년이면 최저임금이 오를텐데 급여 없이 형식적으로 쉬는 시간만 늘었다는 겁니다.
박진규 기자입니다.
[기자]
서울 목동의 한 아파트 단지 경비원 A씨는 내년 휴게 시간이 1시간 30분이나 늘었습니다.
쉬는 시간은 무급이기 때문에 A씨는 이런 조치가 전혀 반갑지 않습니다.
[아파트 경비원 : (경비원) 50명을 줄이려고 했어요, 사실은. (근무 시간을) 야간 1시간, 낮 30분을 깎아 버리니까…]
내년 A씨의 월급은 약 2% 정도 오르게 되는데, 최저임금 인상률 16.4%에 크게 못 미칩니다.
아파트 기계, 전기실 근무자들도 마찬가지입니다.
경기도 김포의 한 아파트 단지에서 일하는 B씨도 휴게 시간이 2시간 늘어났습니다.
[아파트 관리직 : (최저임금) 인상률은 높다고 하는데, 우리는 실질적으로 오른 게 하나도 없고 상대적으로 소외감이 드는 거죠.]
이들은 휴게 시간이 사실상 진짜 쉬는 게 아니라고 말합니다.
민원 응대나 순찰 업무 등을 하기 일쑤고 마땅한 휴게 공간이 없기도 합니다.
[박문순/민주노총 서울본부 국장 : 실질적으로 쉬는 시간은 보장하지 않으면서 최저임금 올랐다고 해서 임금 인상을 억제하는 그런 편법적인…]
대법원은 최근 "경비원 야간 휴게 시간은 자유로운 휴식, 수면 시간으로 보기 어렵고, 긴급상황 대기 시간으로 볼 여지가 충분하다"고 판단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