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이번 사고에서도 피해자들의 안타까운 사연이 이어졌습니다. 삶과 죽음이 갈리던 건물 안에서 한 여성은 아들에게 마지막 전화를 걸어 구해달라고 울먹였습니다. 희생자 중에는 할머니와 딸, 손녀까지 3대가 한꺼번에 목숨을 잃은 가족도 있었습니다.
최수연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불길에 갇힌 어머니가 마지막으로 찾은 건 아들이었습니다.
[사망자 A씨 유가족 : 제가 일하다가 어머니 전화를 받았어요. 갑자기 막 비명을 지르고 불이 난다고 하시더라고요. 처음엔 엄마 목소리인지 몰라서…갑자기 끊기더라고요.]
같이 갔던 아버지는 가까스로 탈출했지만 어머니는 빠져나오지 못했습니다.
아들은 어머니가 깨려고 했던 창문을 바라보며 3시간 동안 구조를 기다렸습니다.
[사망자 A씨 유가족 : 시간이 너무 가서 이제 다 죽었다 싶은 거예요. 그러니까 주저앉게 되더라고 사람이…어머니 시신이 나올 것 같은데 도저히 못 보겠는 거야…]
희생자들의 마지막 목소리조차 듣지 못한 가족도 많았습니다.
인터넷 기사를 보고서 설마했던 불안은 현실이 됐습니다.
어머니가 자주 가던 목욕탕 이름이 등장했고, 전화기는 꺼져 있었습니다.
[사망자 B씨 유가족 : 정기적으로 이용하는 정기회원이었어요. 누가 연락해준 게 아니라 실시간 검색어로 제천 화재가 떠서 안 거예요.]
할머니와 딸과 손녀, 일가족 3대가 한꺼번에 목숨을 잃기도 했습니다.
오랜만에 함께 목욕갈 때 가족들은 많이 웃었습니다.
손녀 김모 양은 대학 입학을 앞둔 상태였습니다.
순식간에 가족을 잃은 유족들은 오열했고 마지막 통화 기록만 바라봤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