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이런 대학병원에 대한 불신에 기름을 붓는 사례가 나왔습니다. 한 대학병원이 재사용이 엄격하게 금지된 일회용 의료기기를 소독해서 다시 쓰고 있다는 의혹이 제기됐습니다.
윤정식 기자의 단독보도입니다.
[기자]
을지대학 산하 을지병원에서 척추 환자들의 조직검사 때 사용하는 생검침입니다.
국소마취한 살을 뚫고 뼈까지 밀어 넣는 주사입니다.
한 번 쓰면 환자의 피가 많이 묻을 수밖에 없습니다.
포장 뒷면에 두 번 사용하지 말라며 재멸균을 금지한다는 표시가 붙어있습니다.
이 흰 포장은 새 것을 의미합니다.
같은 제품이지만 이렇게 다른 포장도 있습니다.
한 번 사용 후 병원이 재사용을 위해 다시 포장한 겁니다.
재포장 전 병원은 자체 소독 작업을 하는데 소독 내역 장부를 살펴봤습니다.
찢어진 환부를 잡아주는 수술용 스태플러나 환자에게 사용 후 남은 메디폼과 거즈까지 소독한 흔적이 남아있습니다.
병원 측은 포장이 잘못 찢어진 경우만 소독 후 사용하는 것이라며 일회용 기기를 재사용 한 적은 없다고 주장했습니다.
하지만 현장 간호사들 얘기는 다릅니다.
[A씨/을지병원 간호사 : 피나 이물질이 있기 때문에 감염 우려가 있지만 재사용하고 있고요. 환자나 보호자들한테는 진짜 미안하죠. 저희 가족은 오지 못하게 해요.]
병원 규모에 상관 없이 일회용 의료기기 사용에 대한 보건 당국의 철저한 조사가 필요해 보입니다.
(영상디자인 : 조승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