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국정농단 항소심 재판에서 한 장의 그림이 자료 화면으로 등장했습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의 최측근인 안봉근 전 비서관이 그린 겁니다. 2014년 9월 쯤에 박 전 대통령과 이 부회장이 독대한 안가 모습을, 생생하게 기억해냈습니다. 안 전 비서관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에게 명함을 받고 거실로 안내한 뒤 안가 안에 식당에서 대기했다"고도 했습니다. 특검은 이 자리에서 승마 지원 얘기가 오간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김필준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2014년 9월쯤 안봉근 전 비서관이 청와대 인근 안가에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을 기다립니다.
박근혜 전 대통령과의 독대가 예정된 만큼 안 전 비서관이 직접 의전에 나선 겁니다.
안 전 비서관이 그림으로 표현한 당시 구조도에 따르면, 안가에 도착한 이 부회장을 복도에서 만나 명함을 받고 번호를 저장한 뒤, 독대 장소인 거실로 안내합니다.
두 사람의 대화를 위해 뒤이어 도착한 박 전 대통령을 거실로 안내하고 본인은 대식당으로 향합니다.
대식당에는 안종범 전 수석도 대기 중이었습니다.
면담이 종료된 뒤 정원에서 대기하던 차에 이 부회장이 오르고, 안 전 비서관이 배웅합니다.
오늘 열린 이 부회장의 항소심 재판에서 증인으로 나온 안 전 비서관의 기억은 생생하고 구체적이었습니다.
그동안 박 전 대통령과 이 부회장의 추가 독대 의혹이 제기됐지만 1심 재판부는 2014년 9월 안가에서의 독대는 없었다고 판단했습니다.
하지만 특검은 안 전 비서관의 진술에 따라 추가 독대가 있었고, 해당 독대에서 승마 지원 등 부정한 청탁이 오갔다고 보고 있습니다.
이 부회장 측 변호인단은 즉각 반발했습니다.
이 부회장 명함에는 핸드폰 번호가 없을 뿐더러 안 전 비서관이 정확한 독대 시점을 기억하지 못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영상디자인 : 신재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