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서울 지하철 1호선 온수역에서 선로 노동자가 열차에 치어 숨졌습니다. 출근 시간에 철로 주변에서 작업하다 숨진 것인데 열차 운행이 끝난 안전한 시간에 일하지 못한 이유가 있었습니다.
김민관 기자입니다.
[기자]
열차가 사망 사고 현장감식 요원들 옆을 스치듯 지나갑니다.
이곳에서 작업하던 35살 전모 씨가 열차에 치여 숨진 것입니다.
코레일 하청업체 소속 노동자 전 씨는 당시 배수로 칸막이를 설치하고 있었습니다.
열차 운행 시간에 작업을 하면 사고 발생 위험이 크지만 코레일은 오전 8시 반부터 작업하도록 허가했습니다.
철로 위가 아닌 주변 공사라는 게 이유였습니다.
코레일 측은 전 씨가 작업 예정 시각보다 30분 일찍 작업을 시작해 사고가 났다고 해명했습니다.
[코레일 관계자 : 역장이 작업 요청을 받고 승인을 허락해줘야 합니다. 오늘(14일) 사고는 승인을 내리기 전에 발생한 것입니다.]
하지만 철도노조 측은 예정된 사고라고 주장했습니다.
[철도노조 관계자 : 저희가 요구하는 게 열차 운행이 종료된 이후에 작업을 하라는 거예요. 목숨 걸고 일하는 거죠.]
사고 위험이 크지만 열차 운행 종료 뒤가 아닌 낮시간에 작업할 수밖에 없는 이유는 역시 돈이었습니다.
심야 작업을 하려면 조명과 발전기 등 장비가 필요합니다.
비용이 많이 들고 작업 속도도 느려집니다.
하청업체 입장에서는 단가를 맞추기 위해 위험해도 주간 작업을 해야 하는 겁니다.
지난 6월 노량진역에서 선로 노동자가 숨진 뒤, 노동청은 열차 진행 중에는 작업 중지를 권고했지만 달라진 것은 없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