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흔으로 본 사고 상황
"충격 부위 선실과 가까워"
[앵커]
사고 이후 하루 만에 모습을 드러낸 낚싯배는 말 그대로 만신창이였습니다. 갑판실은 통째로 뜯겨 나갔고, 배 아랫부분에도 커다란 구멍이 뚫렸습니다. 특히 사고 원인과 관련해 급유선 앞머리가 낚싯배 왼쪽 후미를 들이받은 것으로 보이는 정황도 구체적으로 드러나 주목됩니다.
박준우 기자입니다.
[기자]
처참하게 부서진 낚싯배 선창 1호가 바지선에 실려 부두로 옮겨집니다.
우측으로 90도 기울어진 채 모습을 드러낸 선창 1호의 아래쪽은 사고 당시의 충격을 그대로 보여줍니다.
인양된 선창 1호의 밑바닥 모습입니다. 보시다시피 삼각형 모양의 커다란 구멍이 나 있고, 곳곳에 긁힌 자국이 선명합니다.
급유선인 명진 15호 앞쪽의 둥글게 돌출된 부분엔 흠이 나 있습니다.
두 배의 파손 흔적을 고려하면 336톤급인 명진 15호의 둥근 앞머리가 9.77톤 규모의 선창 1호 좌측 후미를 들이받았을 공산이 큽니다.
삼각형으로 찢긴 부분도 이때 생긴 것으로 추정됩니다.
충격 부위는 선실과 가까운 곳입니다.
[박라성/사고 해역 인근 낚싯배 선장 : (엔진룸에) 물이 차게 되면 그냥 뒤집어졌을 경우보다 가라앉는 속도가 빠를 수 있죠. 바로 윗부분은 선실과 맞닿아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사고 직후 선실에서는 모두 14명이 구조됐는데 이 가운데 11명이 숨졌습니다.
[심재윤/사고 생존자 : 큰일이 났다 해서 나가려는 순간에 전복이 돼서 그 상태로 뒤엉키면서 구른 거죠. 그 안에서….]
당시 승객들은 강한 충돌 여파로 주변 사물에 부딪혀 정신을 먼저 잃었을 가능성 등이 제기됩니다.
(영상디자인 : 신재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