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우택/자유한국당 원내대표 : 특검법안이 통과돼서 권력기관의 특수활동비 문제가 제대로 진상 규명이 되고 확실한 제도적, 개선적 보완책이 마련된 뒤에 그때 여야 합의로 추경 예산편성을 하는 것이 어떠냐…]
[앵커]
정우택 자유한국당 원내대표의 오늘(28일) 발언입니다. 특수활동비를 전액 삭감하고 특검 수사를 한 뒤에 추경으로 편성하자는 겁니다. 제도적으로 이게 가능한 주장인지 팩트체크 결과는 그렇지 않았습니다.
오대영 기자, 추경 요건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것이죠?
[기자]
추가경정예산의 요건은 법으로 정해져 있습니다.
첫 번째 전쟁이나 대규모 재해, 두 번째 경기침체, 대량실업 등, 그리고 정부 지출 발생 시.
특수활동비가 1, 2번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건 쉽게 알 수 있습니다.
세 번째도 새로운 법이 만들어져 예기치 못한 지출이 생긴 경우에 국한하도록 돼 있습니다.
[앵커]
일단 법에 나온 요건에는 맞지 않다는 건데 그럼에도 국회에서 여야가 뜻을 모아서 법안 처리를 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럴 수는 없는 것인가요?
[기자]
전례를 찾아봤는데 없었습니다.
본 예산의 특활비를 반영한 다음에 나중에 추경 예산에서 깎는 경우는 있는데 그 반대의 경우는 없었습니다.
국회 예산정책처는 "예산 확정 이전에 이미 필요성이 생긴 경비, 또 예견된 경비는 추경 대상이 아니다"라고 명확히 기준을 정해놨습니다.
2004년 이후 추경은 9차례 편성됐는데, 경기침체 등의 경제적 이유가 7번, 재난재해가 2번이었습니다. 모두 특수활동비와 무관했습니다.
[앵커]
사실 추경이 몇 달 전에 크게 논란이 됐었잖아요? 당시에는 자유한국당에서 '요건'을 강조하지 않았습니까?
[기자]
지난 6월에 정부가 '일자리 추경' 추진했습니다. 11조 2000억 원 규모였는데 자유한국당이 반대했습니다. 결국 국회는 통과됐죠.
그 과정에서 자유한국당은 "추경은 국가재정법에 함부로 편성 못 하도록 조건이 붙어 있다" (이현재 당시 정책위의장, 6월 12일)
"추경이란 응급성, 1회성이며 항구적 사업은 본예산에서 하는 것이 맞다" (김광림 현재 정책위의장, 6월 22일) 이렇게 전현직 정책위의장이 말했습니다.
당시 정 원내대표 역시 이렇게 말했었죠.
[정우택/자유한국당 원내대표 (6월 13일) : 이번 추경은 형식상 국가재정법상의 추경 편성 요건에 맞지 않고 내용면에서도 세금폭탄을 퍼붓는 일회성 알바 예산 수준입니다.]
[앵커]
불과 5개월 사이에 국가재정법에 대한 해석이 달라진 거군요?
[기자]
네, 정 원내대표가 오늘 말한 완전 삭감은 국회의 특수활동비가 아니었습니다.
검찰, 국정원 등 정부기관의 특활비를 0으로 하자는 것이죠. 내년도 국회 특활비는 66억 원가량으로 보이는데 그대로 처리될 전망입니다.
[앵커]
네. 팩트체크 오대영 기자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