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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당] 결국 불출석한 박근혜…'궐석재판'으로 진행

입력 2017-11-28 17: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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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예상은 했지만, 재판부가 날린 최후통첩에도 불구하고 박근혜 전 대통령은 재판에 끝내 출석하지 않았습니다. 법원은 재판을 무기한 연기할 수 없다며 피고인 없이 재판을 진행하기로 했는데요. 결국 양형에도 불리하게 작용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옵니다. 오늘(28일) 최 반장 발제에서는 궐석으로 진행될 박 전 대통령 재판과 적폐청산 수사 속보를 다뤄보겠습니다.

[기자]

초지일관 요지부동'이었습니다. 재판부가 준 '심사숙고할 기회'에 대한 박근혜 전 대통령의 답은 '불출석'이었습니다. 정당한 사유 없이 출석을 거부하면 교도관이 인치할 수 있는데요. 하지만 구치소 측은 "전직 대통령 신분을 고려하면 강제로 데려오는 게 곤란하다"라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구치소 의견을 존중한 재판부는 박 전 대통령 없이 남은 재판을 진행하기로 결정했습니다. 증인 신문 등 심리할 사안이 많고 구속 기한이 제한돼 있어 더 이상 심리를 미룰 수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그동안 증거 부동의, 추가 증인 신청 등 재판 지연 전략으로 지지부진하던 재판은 속도를 낼 것으로 보입니다. 출석을 거부하는 증인은 채택을 취소할 수도 있는데, 당장 오늘만해도 정동춘 전 K스포츠재단 이사장이 "추락 사고를 당했다"며 나오지 않았습니다.

피고인이 재판을 거부한다는 건 방어권을 스스로 포기한 셈이기 때문에 양형 등에서 불이익을 받을 수밖에 없습니다. 더욱이 박 전 대통령은 재판부 면전에서 "신뢰할 수 없다" "정치 보복"이라며 모욕적인 발언도 서슴지 않았었죠. 그러면서 '궐석재판'이라는 배수진을 친 건 향후 선고 결과의 정당성을 문제 삼기 위한 빌미를 남긴 거라는 해석이 나옵니다.

[박근혜/전 대통령 (2013년 11월 18일) : 사법부의 판단이 나오는 대로 책임을 물을 일이 있다면 반드시 응분의 조치를 취할 것입니다. 이제는 대립과 갈등을 끝내고 정부의 의지와 사법부의 판단을 믿고 기다려 주실 것을 호소 드립니다.]

사법부의 판단을 이토록 강조했었는데, 향후 자신에 대한 법원의 판단에도 책임을 질지 주목됩니다. 재판을 거부한 박 전 대통령은 구치소에서 홀로 시간을 보내고 있습니다. 요즘은 지지자들의 편지를 받아보고 있다고 하는데, 하루에 약 서른 통이 배달된다고 합니다. 어떤 내용일지 궁금한데 '박사모' 카페의 '근혜님께 드리는 편지'라는 게시판에 올라온 것과 다르지 않을까 싶습니다.

[근혜님께 드리는 편지 (음성대역) : 대통령 각하!! 지난 4년간 각하께서 베푸신 선정으로 신들은 건국 이래 태평성대를 느꼈사옵니다. 백성들을 사랑하셨던 각하가 계셨기에 신들은 복에 겨웠사옵니다. …촛불반란을 초래하여 각하를 내려오시게 하였으니 이 죄가 너무나 크옵니다. 구속까지 막지 못했으니 신들은 백번 죽어 마땅할 것이옵니다. 성심을 굳건히 하시고 부디 옥체 보존하시옵소서.]

독방 생활이다 보니 다른 수감자들과의 만남도 일절 없을 것으로 보입니다. 물론 스스로 외부와의 교류를 차단한 측면이 큰데, 하지만 지금 전해드릴 이 내용을 들으시면 독방 수감 중에도 얼마든지 마음을 열 수 있는 것 같습니다.

< 조선일보 > 보도에 따르면 수감 중 어머니가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는 소식을 들은 한 남성이 돌발행동을 우려해 독방으로 옮겨졌는데, 슬픔에 빠진 이 남성을 향해 어느 날 철문 너머로 따뜻한 목소리가 들려왔다고 합니다.

[출처 : 조선일보 (음성대역) : 옆방에 이웃이 왔네요. 얘기 들었어요. 제 동생도 그렇게 갔는데 시간이 해결해 주는 것 같아요. 힘내세요.]

바로 옆방에 수감된 이재용 부회장이었습니다. 이 부회장은 변호사 접견을 나설 때도 "힘내시라"며 배식구를 통해 직접 깎은 감이나 음료수를 넣어 줬다고 합니다. 이 남성도 독방을 떠나면서 이 부회장에게 과자를 넣어줬다고 합니다. 물론 이 부회장이 인간미가 없어서 구속된 건 아니죠. 인품과 법을 어긴 건 엄연히 별개라고 봐야할 겁니다.

아니, 그런데 구치소 내에서 음식물을 주고받는다? 사실 저는 이해가 잘 안 됩니다. 그래서 제가 직접 서울구치소에 물어봤더니 "제소자들끼리는 음식물이나 물건을 주고받을 수 없다"고 밝혔는데요. 과연 이 보도 내용은 어찌 된 일일까요.

이런 가운데 박근혜 정권 내내 정부 출범의 정당성 논란이 끊이지 않았던 국정원 댓글수사는 새국면으로 접어들었습니다. 경찰의 댓글사건 수사 상황을 국정원에 흘린 의혹이 불거진 김병찬 용산경찰서장이 검찰에 출석했는데요. 피의자 신분입니다.

[김병찬/서울 용산경찰서장 : 저는 수사상 기밀을 유출한 사실이 없습니다. 검찰 조사에 성실히 응대하겠습니다. (수사 상황에서 국정원 관리자랑 통화한 거는 맞는 건가요?) 맞습니다. 업무상 필요에 의해서 통화한 사실이 있습니다.]

국정원 직원의 오피스텔 대치 상황이 벌어진 2012년 12월 11일부터 김 서장은 국정원 직원과 40여 차례 연락을 주고받았습니다. 그런데 김 서장 말대로라면 "통화는 했지만 기밀은 유출하지 않았다"라는 건데요. 우리 다정회 가족분들은 아마도 "술은 마셨지만 음주운전은 하지 않았다" "면접은 부탁했지만 취업 청탁은 하지 않았다"를 떠올리진 않으셨겠죠.

아울러 댓글사건 파기환송심에서 징역 4년을 선고받은 원세훈 전 원장, 과거 광범위한 정치개입 의혹으로 수사가 확대되면서 다시 수사선상에 올라 오늘 검찰 조사를 받고 있습니다. 결국 검찰은 당시 청와대의 개입 여부로 수사의 초점을 옮길 것으로 보입니다.

발제 정리하겠습니다. < 박근혜 결국 불출석…'궐석재판'으로 진행 >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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