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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순간, 엄마에게 전화…창원 사고 안타까운 사연들

입력 2017-11-03 20:57 수정 2017-11-03 2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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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이번 창원 트럭사고에는 그간 계속 지적돼 온 여러 고질적인 문제가 고스란히 담겨 있습니다. 먼저 과속입니다. 이번 사고차량은 충돌 직전 내리막길을 시속 100km가 넘는 속도로 달렸습니다. 법적으로 3.5t 넘는 화물차량은 90km 이상 속도를 못내게 제한장치를 달아야 하는데, 최근 5년 동안 화물차 과속 단속 건수는 무려 7만2000건. 제한장치를 불법으로 푼 화물차들이 도로를 질주하고 있는 겁니다.

그 다음은 과적입니다. 몸이 무거우면 제동거리가 늘어 제때 멈춰설 수가 없고, 차량이 뒤집히거나 물건이 떨어져 큰 사고로 이어질 수밖에 없죠. 지난해 적발된 과적 건수만 무려 4만8000건, '도로 위의 시한폭탄'으로 불리는 이유입니다.

또 이번 사고와 아직 관련이 없지만 졸음운전 문제 역시 심각합니다. 수십 명의 사상자를 낸 지난해 봉평터널 사고나, 지난 여름 경부고속도로 사고 모두 졸음운전이 원인이었죠. 여러 경고 장치를 의무화하고 운전자 휴식을 보장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매번 나오지만 현실은 제자리걸음입니다. 정부나 화물차 모두가 알고 있는 이런 문제를 지금 풀지 못하면, 결국 비극은 반복될 수밖에 없습니다.

어제 사고로 갑작스레 가족을 잃은 피해자들의 안타까운 사연을 구석찬 기자가 들어봤습니다.

[기자]

아내가 숨졌다는 비보를 듣고 달려온 남편이 사고현장을 차마 떠나지 못하고 오열합니다.

아들은 하늘을 보며 절규합니다.

빈소에서도 통곡이 이어집니다.

[왜 대답을 못하나? 살았을 때 봐야지.]

주부 55살 유 모 씨는 어린이집을 마친 외손주를 데리러 김해 장유로 차를 몰고 가다 변을 당했습니다.

유 씨는 교통신호와 규정 속도를 항상 지켰지만 싸늘한 주검이 되고 말았습니다.

[유족 : 아내가 손자를 참 좋아했어요. 착한 사람 데리고 갔으니 하염없이 눈물만 나오고요.]

임시직으로 일하다 한 달 전, 정규직이 된 사회 초년생 23살 배모 씨의 사연도 가슴 아픕니다.

배 씨는 사고 순간 어머니에게 전화를 걸었던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유족 : 엄마한테 전화가 왔더래요. 비명소리 3번 나고…탈출을 못한 거지.]

언제나 밝은 얼굴로 주변 가족과 이웃을 살피고 온정을 베풀었기에 빈자리는 더 크게 느껴집니다.

[유족 : (엄마가) 차를 준 게 잘못된 거 아니냐 죄책감에…꽃다운 나이에 진짜 원통하고요.]

악몽같은 하루를 보낸 유족들은 원망도 쏟아냈습니다.

[유족 : 창원 터널에서 사고가 많이 난다고. 구조가 잘못됐단 얘기야. 아무런 잘못을 한 게 없잖아요.]

피해자 가족들은 재발방지를 위해 유가족협의회 구성에 나섰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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