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국정원의 방송 장악 의혹과 관련해 MBC 간부들이 어제(31일) 줄줄이 검찰에 나와 조사를 받았고 곧 김재철 전 사장도 정식으로 소환될 것으로 보입니다. 이런 가운데 MBC 노조는 세월호 참사나 촛불 집회 등에 대한 보도에 특정 영상을 배제하라는 지침이 있었고, 그 뒤에 보도국장과 보도본부장을 맡았던 김장겸 사장이 있었다고 주장했습니다.
김태영 기자입니다.
[기자]
2014년 5월, MBC 보도국 영상편집부장 권모 씨가 직원들에게 보낸 이메일입니다.
새로운 규제가 생겼다며 '실종자 학생이 찍은 휴대전화 영상은 사용금지'라고 돼 있습니다.
세월호 참사 1주기 때는 슬픈 음악 사용을 금지하는 등 지침은 매우 구체적이었습니다.
MBC노조는 이를 근거로 불공정한 보도영상지침이 있었다고 주장했습니다.
[양동암/언론노조 MBC본부 : 세월호 학생들의 핸드폰 영상을 확보하고 있으면서도 사용하지 않습니다. 꼭 사용해야 할 경우도 특정한 한 개의 핸드폰 영상만 반복적으로 사용합니다.]
노조는 백남기 농민 사망 사건과 촛불집회 보도에서도 유사한 지침이 있었다며, 당시 보도국장에 이어 보도본부장을 맡았던 김장겸 사장을 배후로 지목했습니다.
이런 가운데 검찰은 국정원의 MBC 장악 의혹과 관련해 백종문 부사장과 이우용 전 라디오 본부장, 김우룡 전 방송문화진흥회 이사장을 잇따라 소환해 조사했습니다.
김미화 씨나 윤도현 씨 등 이른바 MBC 블랙리스트에 오른 연예인들이 프로그램에서 하차하게 된 배경에 국정원이 개입했는지 확인하기 위해서입니다.
검찰은 이들에 대한 조사 결과를 토대로 김재철 전 사장을 조만간 정식 소환해 사실관계를 확인할 방침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