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박근혜 정부 시절 문화체육관광부가 민간단체인 한국 연극협회에 대해 선거 개입을 시도했다는 의혹이 제기됐습니다. 연극협회 이사장에 보수 성향 인사를 당선시키려 했다는 정황을 담은 문건이 공개됐습니다.
권근영 기자입니다.
[기자]
한국문화예술위원회는 2015년 공공극장 대관 심사에서 '서울연극제'를 탈락시켰습니다.
결국 파행 위기를 겪은 이 행사는 '문화계 블랙리스트'로 불이익을 받은 대표적인 사례로 꼽힙니다.
민관 합동 블랙리스트 진상조사위원회는 2015년 5월 당시 김종덕 문체부 장관에
보고된 문건을 공개했습니다.
이 문건에는 "차기 연극계 선거와 연계해 대정부 투쟁으로 쟁점화가 예상된다"는 내용이 포함됐습니다.
이어 선거의 판세를 보고하며, 보수 진영 정대경 예술위 위원 등이 경합 중이라고 적었습니다.
지난해 1월 작성된 또 다른 문건에는 "한국연극협회 이사장 선거와 연계"라는 말과 함께 "이사장 후보 정대경 위원의 강력 요청"이란 표현이 있었습니다.
지난해 2월 선거에서는 정 위원이 연극협회 이사장에 당선됐습니다.
정 이사장은 JTBC와 통화에서 2012년 대선 때 박근혜 캠프에 참여했지만, 이사장 선거에서 도움을 받지는 않았다고 해명했습니다.
[정대경/한국연극협회 이사장 : 청와대에서 뭐 이사장 선거를 하는데 도왔다 이렇게 얘기를 하는데, 제가 참 어이가 없고요.]
이에 대해 블랙리스트 진상조사위는 "정부기관의 개입이 있었다"는 다른 후보자의 신청이 접수돼 조사에 착수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영상취재 : 김영묵·홍승재, 영상편집 : 원형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