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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 끌려다니는 무기사업…36조 퍼붓고도 '반쪽이' 구입

입력 2017-09-19 0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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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미국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에도 계속해서 무기 구입 문제를 거론하고 있습니다. 문제는 이같은 무기 거래가 안보 상황과 맞물려 돌아가고 있다는 점입니다. 정치부 김민관 기자와 한걸음 더 들어가 보겠습니다.

김 기자, 먼저 45년된 헬기 구입 문제부터 짚어보죠. 현재 제 성능을 발휘하고 있습니까?

[기자]

훈련 등에 쓰고는 있지만, 실전에 투입하기는 어렵습니다.

기상이 좋지 않으면 뜨지 못하고, 미사일 경보체계가 없어서 회피 능력도 떨어집니다.

[앵커]

도대체 이런 걸 왜 샀는지 분명히 책임을 가려야 할 것 같습니다. 그런데 미국도 이처럼 상태가 좋지 않다는 것을 당연히 알고 있었겠죠?

[기자]

네 그렇습니다. 45년 동안 운용했기 때문에 알 수밖에 없습니다.

사업에 1500억 원이 들어갔는데, 사전 검증이 제대로 됐는지 한·미 양측 모두 확인이 필요합니다.

[앵커]

1500억 원. 대단히 많은 금액인데, 우리가 지금까지 산 미국산 무기는 총 얼마나 됩니까?

[기자]

2006년 방위사업청 개청 이후 2015년까지 10년 동안 36조 원 어치를 샀습니다. 이 기간 세계 1위입니다.

또 F-35A 40대를 사는데 최소 4조 원, 고고도 무인정찰기 글로벌호크 4대에 1조 원 등 10조 원 정도가 더 들어갈 예정입니다.

[앵커]

일반적으로 물건을 사는 사람이 갑이 되는 것이 상식적이지 않습니까? 그런데 유독 미국산 무기를 사고 팔때는, 항상 미국이 갑이 되고 있군요?

[기자]

실제로 우리는 1등 구매자이지만 미국이 분류하는 1등 손님 그룹에 속하지 못합니다.

미국이 설정한 대외군사판매, 즉 FMS 등급상 나토 회원국인 영국 등 27개국이 1그룹이고, 우리는 일본·호주 등과 함께 2그룹입니다.

[앵커]

그러니까 무기를 사는 나라에도 그룹이 있군요. 그럼 2그룹의 대우는 잘 받고 있습니까?

[기자]

실제로는 그렇지도 않습니다. 예를 들어보겠습니다.

미국산 장거리 순항미사일 '재즘'입니다.

같은 2그룹인 호주엔 팔았지만 우리한테는 팔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부득이 독일제 타우러스로 바꿔 샀는데, 그만큼 전력화도 늦어졌습니다.

다른 영상을 보겠습니다.

곧 도입될 글로벌호크인데 영상과 신호 수집 기능이 있습니다.

그런데 미국이 우리나라에는 신호수집, 즉 감청기능을 떼고 이른바 '반쪽이'를 팔았습니다.

하지만 독일에는 완제품을 팔았습니다.

[앵커]

최근에 트럼프 대통령이 '개념적 승인'이란 말을 하지 않았습니까? 그 말이 이런 제약들을 풀어주겠다는 것이라고 해석해도 되겠습니까.

[기자]

가능성은 있지만 전문가들은 여러가지를 따져봐야 한다는 입장입니다.

지금 영상이 개전 초기에 북한 장사정포와 화력전을 펼칠 국산 다연장로켓 천무입니다.

유도탄과 무유도탄을 다 쏠 수 있는데, 이것도 유도탄만 쏠 수 있는 '반쪽이'입니다.

무유도탄은 1발에 900발의 자탄이 들어 있어서 순식간에 축구장 3개 면적을 초토화할 수 있는데, 미국이 국내 생산을 허가하지 않아서 못 만들고 있습니다.

미국이 정말 우리를 위한다면 이런 제약부터 풀어줘야 한다는 겁니다.

[앵커]

패트리엇 미사일 개량형, SM-3 미사일도 거론되고 있는데 이런 것도 지금 우리로서는 필요한 상황이죠?

[기자]

물론 필요합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따져봐야 할 점들이 많다고 합니다.

45년된 헬기처럼 미국이 판다니까 산다, 혹은 급하니까 산다, 이러면 안되고 살 건 사더라도 우리 주도로, 구매자로서 제3국과 경쟁을 붙여야 가격도 낮추고, 기술이전도 받을 수 있다는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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