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용된 대학병원도 서류 많다며 꺼려…불필요한 치료 끼워 팔기까지
[앵커]
건강보험이 적용되는 의료 서비스를 확대하고 중증 치료의 부담을 덜어준다는 게 이른바 문재인 케어의 취지입니다. 그런데 일부 암환자들은 이 때문에 오히려 어려움을 겪게 됐다고 말합니다.
어찌된 일인지 백일현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유방암 환자 이모씨는 다니던 병원에서 갑자기 오지 말라는 전화를 받았습니다.
정부의 새 방침 때문에 약을 못 주겠다는 것입니다.
[유방암 환자 이 씨의 언니 : 일방적으로 취소 전화를 받았고요. 병원 측에서는 본인들에게 불이익이 있다. 어떤 경우에도 맞춰줄 수 없다.]
이씨가 받던 약은 몸의 면역력을 높여 암세포에 대항하는 신약인 면역항암제입니다.
원래 폐암 치료용으로 허가가 났지만 다른 암 환자들도 증세가 호전된다며 사용해왔습니다.
그런데 지난달 21일부터 이 약에 건강보험이 적용되면서 다른 암 환자들은 대형병원에서만 처방받을 수 있도록 규정을 바꿨습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관계자 : 부작용이나 독성이 우려되기 때문에 더욱 약제 관리를 강화하는 게 맞고요.]
더 큰 문제는 대형병원들조차 환자들을 거부한다는 것입니다.
처방을 하려면 까다로운 조사과정을 거쳐 자료를 첨부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대형병원 의사 : 보건복지부에서 심사를 또 하거든요. 거기서 아니라고 나오면 몇 달 동안 그게 다 불법이 돼버려요.]
일부 병원에서는 몰래 투약해주는 대신 값을 턱없이 올리거나 끼워넣기 치료까지 등장했습니다.
[암환자 가족 이모 씨 : 불필요한 시술까지 강요해서, 1000만원대가 넘어가는 금액을 말씀하셨습니다.]
환자들은 어쩔 수 없이 외국으로 눈을 돌리고 있습니다.
[간암 환자 위모 씨 : (제가 간 일본 병원의) 최소한 2/3 이상은 한국 사람이에요. 부작용 때문에 금지한다는 건 한마디로 죽이는 거예요.]
진료선택권을 막지 말라는 암환자들은 9일 청와대 앞에서 집회를 열 예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