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일제강점기 근로정신대로 끌려갔던 피해자들이 일본 기업을 상대로 제기한 소송에서 법원이 또다시 할머니들의 손을 들어줬습니다. 하지만 하급심 판결과 달리 대법원의 확정 판결은 수년째 계류 중입니다.
정진명 기자입니다.
[기자]
돈을 벌고 공부도 할 수 있다는 말에 속은 열 다섯 안팎의 앳된 소녀들.
하지만 막상 도착한 일본 군수공장에선 임금도 받지 못하고 일했습니다.
광주지법은 오늘(8일) 김영옥 할머니 등 2명이 일본 미쓰비시 중공업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소송에서 원고 승소 판결했습니다.
생존자인 김 할머니에게 1억2천만원, 1944년 지진으로 사망한 최정례 할머니의 유족에게는 1억5천만원의 상속분을 배상하라고 선고했습니다.
[이경자/고 최정례 할머니 유족 : 할머니 원을 지금 오늘에야 풀었습니다.]
하지만 아직도 넘어야할 고개가 남았습니다.
지금까지 강제징용과 근로정신대 관련 손해배상 소송은 모두 14건이 제기됐습니다.
이중 하급심 판결이 난 3건 모두 패소한 일본기업이 상고했는데 대법원은 4년째 판결을 미루고 있습니다.
80대를 훌쩍 넘긴 피해자들은 하루 빨리 일본기업의 법적 책임이 분명해지길 바라고 있습니다.
[양금덕/할머니 : 하루속히 빨리 사죄하는 것이 우리가 (바라는 거지.) 이제 몇 사람 안 남았어요. 다 죽고 없어.]
광주지법에서는 오는 11일에도 근로정신대 피해 할머니와 유족 4명이 낸 소송의 1심 선고가 있을 예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