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독대 자리에서 대통령은 승마 지원이 부족하다고 질책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이번 주 재판에서 박근혜 전 대통령과의 독대 자리를 이렇게 설명했습니다. 승마 지원이 뇌물인 지 여부를 따지는 가운데 자신은 강요에 의한 피해자임을 강조한 말로 보입니다.
하지만, 박 전 대통령은 검찰 조사에서 전혀 다른 얘기를 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이 부회장에 대한 마지막 재판에서 특검은 그 진술을 일부 공개했습니다.
박민규 기자입니다.
[기자]
어제(4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뇌물공여 재판에서 특검팀이 박근혜 전 대통령의 조서 일부를 공개했습니다.
검사가 "2015년 7월 25일 독대에서 이 부회장에게 승마협회 운영을 잘 못 하고 있다고 질책했느냐"고 묻자 박 전 대통령이 "어이가 없습니다. 제가 어떻게 질책을 합니까"라고 답했다는 내용입니다.
박 전 대통령이 지난 3월 검찰 조사실에서 한 진술입니다.
특히 박 전 대통령은 "제가 제의해 삼성이 승마협회를 맡았는데 제가 고맙게 생각해야 하지 않겠느냐"고 되묻기도 합니다.
하지만 이 부회장은 이번주 열린 자신의 재판에서 "대통령이 크게 질책해 매우 당황했고, 이후 승마 지원을 챙겼다"는 취지의 증언을 내놨습니다.
같은 시간 한 자리에서 대화를 나눈 두 사람이 독대 분위기를 서로 다르게 말하고 있는 겁니다.
특검은 강요 또는 협박을 당했다는 이 부회장 측 주장이 거짓일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습니다.
독대 당시 질책보다는 청탁이 오갔다는 판단 때문입니다.
향후 이들의 엇갈린 진술을 재판부가 어떻게 판단할 지 주목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