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아버지에 이어서 딸 박근혜 전 대통령까지 인연을 맺었던 김기춘 전 대통령 비서실장은 지난 6월 공판에서 건강 문제를 언급하며 감옥 생활만은 피하고 싶다는 취지로 말한 바 있습니다. 하지만 오늘(27일) 결국 3년형을 선고받았습니다. 재판부는 '은밀하고 비겁한 방식을 썼다'면서 김 전 실장을 비판하기도 했습니다. 조윤선 전 문체부 장관은 블랙리스트 관여 혐의가 인정되지 않아서 집행유예로 풀려났지만 위증죄에 대해선 유죄로 인정했습니다.
두 기자가 차례로 전해드리겠습니다.
[기자]
[김기춘/전 대통령 비서실장 (2016년 12월 7일) : (정무수석을 거쳐서 문화부로 내려왔다는 것이 문화부 전직 공무원의 증언인데 사실입니까?) 저희들 블랙리스트 만든 일 없습니다. (알고 계십니까?) 저는 알고 있지 않습니다. 저희가 블랙리스트를 만든 일은 없습니다.]
김기춘 전 대통령 비서실장은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가 불거진 뒤, 모든 혐의에 모르쇠로 일관해 왔습니다.
하지만 서울중앙지법은 오늘 '문화계 블랙리스트'와 관련해 직권남용 등으로 기소된 김 전 실장에게 징역 3년을 선고했습니다.
김 전 실장이 정부정책에 비판적 시각을 가진 문화예술계에 대해 지원을 배제하라고 지시해온 점을 인정한 겁니다.
특히 법원은 "정책결정은 적법절차로 투명하게 처리돼야 하는데도 은밀하고 비겁한 방식으로 진행됐다"고 했습니다.
또 "누구보다 법치주의를 수호하고 적법절차를 준수할 임무가 있는데도 문화예술계에 대한 지원배제를 가장 정점에서 지시했다"고 지적했습니다.
김 전 실장의 태도에 대해서도 지적이 나왔습니다.
재판부는 "자신은 전혀 지시하거나 보고를 받지 않았고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책임 회피로 일관했다"며 "국회 국정조사를 저해하고 진실 발견에 대한 국민 기대를 외면했다"고 밝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