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국내 대형 마트에서 바나나 매출이 사과를 앞지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수입이 토종을 제치고 '국민 과일' 자리에 오른 셈인데요. 국내산 과일값이 크게 뛰고 1인 가구가 늘어난 게 영향을 줬다는 분석입니다.
전다빈 기자입니다.
[기자]
서울 대학가에서 혼자 자취를 하는 이지훈 씨는 등굣길에 나설 때마다 꼭 챙기는 게 있습니다.
바로 식사 대용으로 먹을 바나나입니다.
[이지훈/서울 창천동 : (혼자) 아침 챙겨 먹기가 번거로워서 학교 가는 길에 편의점에서 바나나 많이 사 먹습니다.]
껍질을 칼로 깎지 않아도 되고 한 개만 먹어도 든든해서 바쁜 학생, 직장인에게 인기입니다.
나아가 마트뿐 아니라 카페나 편의점에서도 낱개로 구매할 수 있어 1인 가구에서
많이 찾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대형 마트에서 작년과 재작년까지만 해도 사과에 밀려 매출 2위였던 바나나는 올해 상반기에는 과일 중 1위를 차지했습니다.
가뭄과 폭염 여파에 국내산 과일 가격이 크게 오른 것도 소비자가 바나나를 더 많이 선택하도록 만든 이유 중 하나입니다.
[이다희/서울 목동 : 일주일에 두 번 정도 구매하고 있어요. 다른 과일에 비해서 비교적 (가격이) 저렴해서… 많이 찾고 있습니다.]
반면 필리핀산에 치중됐던 바나나 수입은 에콰도르, 멕시코 등으로 다양해지며 가격이 안정적입니다.
'대표 과일' 자리까지 수입품이 차지하면서 소비 위축과 작황 부진에 시달리는 국내 과일 농가의 시름은 더 깊어지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