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동남아에서 밀수한 불량 경유에 등유를 섞어 '가짜 경유'를 만들어 팔아 온 일당이 세관에 적발됐습니다. '가짜경유'는 미세먼지도 더 많이 내뿜는데다 사고도 일으킬 수 있습니다.
구석찬 기자입니다.
[기자]
부산 신항에서 나오는 컨테이너를 열어봤습니다.
초대형 자루 '플렉시 백'에 싱가포르에서 정제 과정을 거친 기름이 가득 담겼습니다.
그런데 수입신고서에 적힌 보일러용 정제유가 아닌 저질 경유입니다.
정제유가 경유보다 세금이 8배 저렴한 걸 노린 겁니다.
54살 곽모 씨 등 18명은 지난해 4월부터 불량 경유 460만 리터, 시가 50억 원 어치를 밀수입해오다 세관에 적발됐습니다.
조사 결과 이미 404만 리터는 등유와 섞인 뒤 일반 경유로 둔갑해 시중 주유소에 유통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가짜 경유'는 정상 경유보다 리터당 100원 가량 싼 가격에, 주로 기름 소비량이 많은 대형 화물 차량에 팔려나간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대형 화물차주 : 한 달에 3000리터 이상 쓴다고 생각해보세요. 기름값하고 도로비만 40% 나가거든요.]
이런 가짜 경유는 미세먼지를 다량 발생시키고 차량 엔진 화재까지 일으킬 수 있습니다.
[이승헌/한국석유관리원 특수검사팀장 : 출력이 저하되고 심할 경우에는 시동이 멈춰서 사고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세관은 내용물 확인이 어려운 불투명 플렉시 백을 통한 저질 기름 수입을 막기 위해 표본검사를 늘리고 시중 유통 단속도 강화하기로 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