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초등학생 아들을 데리고 '엽총 인질극'을 벌였던 40대 남성이 결국 23시간 만에 경찰에 검거됐습니다. 아들을 풀어준 뒤에도 엽총을 자기 가슴에 겨누고 경찰과 대치했었는데요. 스스로 걸어나오면서 사건이 마무리됐습니다.
윤두열 기자입니다.
[기자]
경남 합천의 황매산 터널 입구에 흰 트럭이 서 있습니다.
아들을 인질로 잡은 41살 김모 씨가 합천에서 빼앗은 차량으로, 김 씨는 4일 오후 5시쯤 이 차량 운전석에 앉아 경찰과 대치를 시작했습니다.
이혼한 전 부인을 불러달라는 게 김 씨의 요구사항이었습니다.
[심한철/합천경찰서장 : 범행 동기는 전처와의 불화 때문인 것으로 파악이 됐는데 조사를 더 해봐야 알 것 같습니다.]
소식을 듣고 달려온 부인의 전화 설득에 그제밤 10시 20분쯤 아들을 풀어주면서 인질극이 마무리되는 듯했습니다.
하지만 김 씨는 총으로 자해 위협을 하며 대치를 계속했습니다.
경찰은 한때 특공대 투입도 검토했지만 위험해질 수 있다는 판단에 협상전문가와 지인이 계속 설득하도록 했습니다.
날이 밝으면서 담배를 달라고 요구하고, 차에서 내리기도 하는 등 심경의 변화를 보이던 김 씨는 결국 어제 오후 3시 55분쯤 총을 차에 두고 내렸고 스스로 경찰 쪽으로 걸어와 체포됐습니다.
[아들에게 미안하지 않으세요?]
경찰은 미성년자 약취 유인과 특수공무집행방해 혐의로 김 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할 방침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