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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뭄에 '초대형 해충'까지 습격…남은 농작물 초토화

입력 2017-06-24 21:04 수정 2017-06-24 22: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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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최근 가뭄과 폭염이 계속되면서 농가의 속앓이도 이만 저만이 아닙니다. 고온 건조한 날씨를 좋아하는 병해충들이 기승을 부리고 있기 때문이죠. 초대형 애벌레가 숲과 나무를 습격하고 남은 농작물까지 초토화했습니다.

최규진 기자가 현장 취재했습니다.

[기자]

밤나무 수십 그루가 앙상한 뼈대만 남았습니다.

산등성이마다 나무들은 노랗게 말라갑니다.

'밤나무 산누에나방'의 애벌레 때문입니다.

밤나무의 잎사귀를 갉아먹은 애벌레들은 이렇게 다른 나무에까지 옮겨왔습니다.

보시는 것처럼 가지 곳곳에 주렁주렁 벌레들이 매달려 있고요, 고치로 변한 것도 발견됩니다.

크기를 보면 제 손가락 길이보다 큰 벌레가 자라는 것을 보실 수 있습니다.

밤나무 주변 흙 바닥에는 흙 알맹이가 아니라 애벌레가 남긴 배설물들만 널려있습니다.

곳곳에는 썩은 밤송이들과 함께 밤 줄기가 썩어가고 있습니다.

[강춘식/강원도 횡성군 공근면 : 밤 안 열리지, 열릴 수가 없잖아. 지겨워 어휴. 매일 이렇게 때려잡으니 이거 잡는게 일이여 요새.]

벌레들이 휩쓴 밭엔 갈대만 남았고 농민들은 올해 수확을 포기했습니다.

[서상덕/경기도 이천시 모가면 : 끝난다고 보면 되는 거죠. (이 상태에서 끝난다고요? 더이상 안 커요? 이거는?) 네. 거의 크지 않고… 지금 이런 게 다 벌레들이 먹어서 배설물 해놓은거죠. 옆에 보시면 완전히 줄기만 남을 때까지 먹고…]

이 일대에는 1만5000평의 옥수수가 자라고 있습니다.

지난 4월에 심었는데 두 달 넘게 물을 주지 못했다고 합니다.

이맘때쯤 제 키보다 더 커졌어야 하지만 지금은 기둥 밖에 남지 않은 상태입니다.

조금 더 가까이서 보시죠.

옥수수가 군데군데 줄기 밖에 남지 않았고, 이파리는 너덜너덜 합니다.

안을 들여다보니 2cm 크기의 애벌레들이 가득합니다.

땅을 멸망시킨다는 이름을 가진 '멸강 나방'인데요.

가뭄으로 개체수가 늘면서 벼는 물론 옥수수까지 모두 먹어 치운 겁니다.

[오백영/경기도 이천시 농업기술센터 소장 : 가뭄 때는 상당히 부화도 잘 되고 섭식활동이 잘 이뤄지기 때문에 피해가 커지는 거죠. 비가 와서 작물이 자라면 피해도 훨씬 줄이는데…]

비가 오길 기다릴 뿐 별다른 대책이 없습니다.

지자체가 매일 방제 작업에 나서고 있지만 역부족입니다.

[전두홍/강원도 횡성군 예찰방제단 : 산 꼭대기라든가 산 중턱 이런 데는 올라갈 수가 없으니까 약을 할 수가 없어요.]

숲과 나무는 말라가고 농민들의 시름도 커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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