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부산의 금정산이 바위를 깎아내는 사람들 때문에 수난을 당하고 있습니다. 땅 주인들이 조상을 기린다면서 바위에 조각을 새기고 있다는데요. 훼손은 당연하고, 소음 때문에 등산객들도 불편을 겪고 있습니다.
구석찬 기자입니다.
[기자]
구비도는 낙동강이 지척인 부산 금정산 제22등산로입니다.
10분 가량 걸어올라가자 불상과 도깨비 얼굴, 두꺼비 등이 잔뜩 새겨진 바위들이 나타납니다.
땅 주인이 조상을 기리기 위해 조각을 새기고 비석까지 세운 겁니다.
괴상한 모형들을 새기기 위해 깎아내고 파낸 자연석은 모두 28개에 이릅니다.
굉음과 함께 훼손이 시작된 2년 전부터 등산객들의 항의가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등산객 : 낮에도 무섭지. 혐오스럽죠. 몇 달 했어요. 돌 깎는다고…구청에 민원을 넣었어요. 자기네들은 상관없다고.]
관할 구청은 사유지라도 벌목이나 채석은 허가를 받아야 하지만 조각행위는 제재할 수 있는 법적 근거가 없다는 입장입니다.
[부산 북구청 관계자 : 결국엔 자기 재산이거든요. 계고장도 붙일 수 없는 거예요.]
금정산을 국립공원으로 지정하자는 움직임에도 빨간불이 켜졌습니다.
[유진철/금정산 보존회 생태국장 : 사유지가 87%거든요. 금정산에. 그런데 이렇게 무방비로 훼손을 해버리면 국립공원은 하나 마나입니다.]
재발 방지를 위해서라도 적극적인 계도와 함께 관련 법 정비가 필요해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