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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말라버린 농작물…비 없는 두 달, 어떻게 버티나

입력 2017-06-05 0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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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농가의 시름은 여기서 그치지 않습니다. 가뭄도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습니다. 논밭이 메말라서 농민들이 마실 물을 주고 있고, 일부 지방엔 기우제까지 등장했습니다.

보도에 최규진 기자입니다.

[기자]

흙과 모래로 덮힌 땅이 멀리까지 이어집니다. 곳곳은 갈라지고 터져 나갔습니다.

평소폭이 300m에 달했던 소양강 상류 지점입니다. 지금은 폭이 50m도 채 남지 않아 실개천 수준이 돼버렸는데요.

저기 보이는 곳이 38대교입니다.

38대교 중간 지점까지는 물이 차있어야 하지만, 지금은 기둥이 훤히 드러난 상태입니다.

이렇게 강 바닥이 메마르면서 주민들은 말라버린 강 주변에 소여물에 쓰이는 작물을 재배하며 생계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농민들은 먹는 물까지 아껴 밭에 주지만 작물을 살리기엔 역부족입니다.

[구자영/강원 인제군 남면 : 어제저녁에 물을 줬는데, 한번 물을 40분간 돌렸는데 이게 이 한 뼘 크기밖에 안 젖은 거야. 이게 전체가 이렇게 까매야 하거든…]

자라지 않는 과일을 걱정하면서 호스를 열어 봐도 물은 나오지 않습니다.

가뭄에 대비해 심은 대체 작물도 버티지 못합니다.

지난해 심은 감자 11만평은 이제 살리기를 포기했습니다.

[서영원/충남 서산시 부석면 : (감자잎이) 이거 이렇게 다 말라 가지고 지금 바스락바스락하잖아요. 이거 불붙이면 타요, 지금도…]

물 공급을 맡았던 인근 저수지가 말라 가면서 피해가 커지고 있는 겁니다.

지난해 9월에 심은 수미 감자입니다. 곳곳에 싹조차 내리지 못한 곳도 보이고요.

이렇게 뽑아보면 너댓개는 열려있어야 할 감자가 하나도 열리지 못한 모습입니다. 반년 동안이나 물을 제대로 주지 못한 탓인데요.

이 쪽으로 와보시면 수확 중인 마늘밭이 있습니다. 마늘은 줄기조차 메말라서 노랗게 시들어 버렸습니다.

수도권에서 제일 큰 저수지도 바닥을 드러냈고 썩은 물고기 사체만 나뒹굴고 있습니다.

관정을 뚫고 비상급수 차량까지 동원했지만 속수무책입니다.

[김완수/충남 서산시 운산면 : 이거 봐 물 안 주니까 타들어 가잖아. 푸른 기가 있어야지… 이렇게 죽잖아. 터진 길로 다 들어가고 몇차가 실어와도 소용없어… 그래서 나는 그럴 바엔 그냥 그만두라는 거지…]

답답한 농민들은 기우제까지 지냅니다.

[최정식/충남 서산시 팔봉면 : 이게 내일모레까진 비가 와야 하는데 안 오면…참 보통 문제가 아니야. 이게 농사 안 짓는 사람들은 이 심정 몰라요. 농사 안 짓는 사람들은…]

하지만 기상청이 다음 달 말까진 큰 비가 없다고 예보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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