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31명의 사상자를 낸 거제 삼성중공업 크레인 사고 나흘째였던 어제(4일) 경기도 평택의 한 공사 현장에서도 작업이 덜 끝난 콘크리트 기둥에 깔려서 노동자 1명이 숨졌습니다. 이렇게 공사 현장에서는 안전 조치가 부족하거나 작업자들 사이 소통이 잘 되지 않아서 사고가 나는 경우가 많습니다.
송우영 기자가 현장 취재했습니다.
[기자]
거제 사고와 같은 크레인을 사용하고 있는 공사 현장입니다. 근로자들은 평소에도 크레인 관련 많은 문제점들이 있다고 하는데 내려가서 직접 얘기를 들어보겠습니다.
빨간 안전모를 쓴 신호수는 무전기로 크레인 기사와 신호를 주고받는 역할을 합니다.
여러 크레인들이 동시에 작업하기 때문에 어떤 크레인이 언제 작동하고, 언제 멈춰야 하는지는 매우 중요합니다.
하지만 관련 규정이 없어 사실상 아무나 신호수가 될 수 있습니다.
[이창환/타워크레인 운전기사 : (대부분이 일용직이라 신호수가) 매일 바뀌는 경우도 있습니다. 오전에 바뀌고 오후에 바뀌는 경우도 있고. 그래서 충돌 사고가 자주 벌어지는…]
노동계에선 전문 신호수 자격증을 의무화하자는 의견이 오래전부터 나왔지만 아직 시행되지 않고 있습니다.
그러자 심지어 최근 많아진 외국인 노동자들에게 신호수를 맡기는 경우도 있다고 합니다.
[이창환/타워크레인 운전기사 : (신호수를 맡은) 외국인 노동자가 뭐라고 말을 하는데 저는 못 알아듣는 거죠. 저 역시 뭐라고 하면 그쪽에서 제 말을 못 알아듣는…]
타워크레인 정기검사는 2007년부터 민간 업체가 맡아, 현장에선 느슨한 검사 관행도 문제로 지적됩니다.
[박종국/시민안전감시센터 센터장 : 업체가 검사를 까다롭게 하면 다른 사업체들이 거기다가 검사를 맡기지 않을 것 아니에요. 그러니까 서로 봐주기식 검사를 할 수밖에…]
현장의 수많은 위험 경고들에 귀를 기울여야 이번 거제 삼성중공업 사고 같은 대형 인재를 막을 수 있다는 지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