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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당] 삼성 뇌물죄·블랙리스트…'세기의 재판' 본격 돌입

입력 2017-04-07 18:51 수정 2017-04-07 19: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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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이번 최순실 국정농단 사건에서 특검이 가장 주력했던 사건 중 하나가 바로 삼성 뇌물죄 혐의입니다. 오늘(7일) 그 첫 재판이 열렸는데요. 박영수 특검이 직접 법정에 나와 공소사실을 설명했습니다. 이재용 삼성 부회장도 40일 만에 모습을 드러냈고, 대가성을 둘러싼 양측의 공방이 치열했습니다. 오늘 야당발제에서 이를 집중적으로 다뤄보겠습니다.

[기자]

"전세계적으로도 관심을 갖게 될 세기의 재판" 박영수 특별검사가 '삼성 뇌물죄', '문화계 블랙리스트' 재판을 가리켜 한 말입니다. 어제오늘 바로 세기의 재판 첫 공판이 잇따라 열렸습니다.

오늘은 삼성 뇌물죄 재판이 열리고 있는데요. 특검 종료 이후 두문불출하던 박영수 특검, 직접 등판했습니다. 양재식 특검보와 윤석열 수사팀장도 함께 대동했습니다.

이재용 부회장도 특검 소환 조사 이후 40일 만에 처음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이 부회장, 구치소에선 상당히 '모범 생활'을 보여주고 있다고 합니다. 책이나 침구류를 잘 정돈하고, 신문도 매일 읽고, 식사도 남기는 법이 없다고 합니다.

박 특검 "국정농단 사건은 우리 역사의 뼈아픈 상처지만, 국민의 힘으로 법치주의와 정의를 바로 세우는 계기가 됐다"고 평가했습니다. 그러면서 삼성에 대한 공소사실을 조목조목 지적했습니다.

우선 "최씨가 박 전 대통령에게 경제적 지원을 이 부회장에게 요청할 것을 부탁하자 박 전 대통령은 이 부회장에게 뇌물을 요구했고 이 부회장은 부정한 청탁의 대가로 뇌물을 공여한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한 마디로 "고질적이고 전형적인 정경유착"이라고 지적한 겁니다.

반면 이 부회장 측은 "특검의 주장엔 추측과 비약이 가득하다"고 맞섰습니다. "아무런 근거 없이 대통령의 말을 왜곡"하고 "경영권 승계에 도움 받을 수 있을 거라 생각하고"와 같이 공소장엔 '이재용 생각'을 기재하는 등 자의적 판단으로 논리 비약을 범했다는 주장입니다.

그리고 또 다른 세기의 재판. 어제 열렸던 '블랙리스트' 첫 공판엔 유진룡 전 장관이 증인으로 출석했었는데요. 김기춘 전 실장이 보는 앞에서 날선 폭로를 쏟아냈습니다.

장관직에서 물러나기 전 박 전 대통령과의 독대에서 유 전 장관은 자니 윤 씨의 한국관광공사 감사 취임, 김진선 전 평창동계올림픽 조직위원장 사퇴, 문화계 블랙리스트 등의 문제점을 조목조목 지적했다고 합니다.

[유진룡/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1월 25일) : 차별과 배제의 행위를 정말 이거는 멈춰주셔야 됩니다, 라고 고언을 드렸습니다. 그 사람들을 하나하나 내치기 시작하면, 제가 대통령님께 표현했던 거는 나중에는 한 줌도 안 되는 대통령 편이 남을 겁니다. 그런 경우에 국가를 어떻게 통치하시려고 그러십니까, 이건 정말 위험한 겁니다…]

하지만 박 전 대통령은 표정 변화 없이 "우리가 모르는 뭔가 알고 있었을 겁니다"라며 김 전 실장에 대한 신뢰를 보냈다고 하는데요. 유 전 장관 말대로라면 박 전 대통령도 블랙리스트의 존재는 알고 있었다는 겁니다. 그러나 유 전 장관 "어떤 직언에도 박 전 대통령이 바뀌지 않겠구나" 생각했다고 합니다.

[박근혜/전 대통령 (1월 1일) : 전혀 저는 모르는 일이에요. 보도를 보니까 굉장히 숫자가 많고 그런데 저는 전혀 그거는 알지 못하는 일입니다.]

"전혀 모른다" 딱 잡아 뗀 건데요. 어제는 김기춘 전 실장도 작심한 듯 직접 입을 열었습니다. 지난해 국회 청문회에 출석한 김 전 실장, 블랙리스트에 대해 이렇게 얘기를 했습니다.

[도종환/더불어민주당 의원 (지난해 12월 7일) : 김기춘 실장으로부터 시작되어서 그다음에 정무수석을 거쳐서 문화부로 내려왔다는 것이]

[김기춘/전 대통령 비서실장 (지난해 12월 7일) : (문화부 전직 공무원의 증언인데 사실입니까?) 저희들 블랙리스트 만든 일 없습니다.]

하지만 김 전 실장은 장학금 지급 기준을 바꾼 거다, 좌파에 치우친 예술계를 바로 잡기 위한 노력이었다는 입장이죠. 즉 지원 배제 명단이 있다는 건 인정한 건데요.

당시 저 진술이 '위증' 아니냐는 주장에 대해선 "청문회 땐 그런 문서가 있다는 걸 몰랐다. 나이가 들면 기억이 잘 안 난다"고 했습니다. 마치 이 때처럼 말이죠.

[김기춘/전 대통령 비서실장 (지난해 12월 7일) : 죄송합니다. 저도 이제 나이 들어서…(이제 와서 나이 들어서…나이 핑계 대지 마시고요.) 저도 한 말씀 올리겠습니다. 최순실이란 이름은 이제 보니까 제가 못 들었다고 말할 순 없습니다. 그러나 최순실이를 알지는 못합니다. 최순실이란 사람하고…(자, 이제 그만하시고요.) 접촉은 없었습니다.]

재판은 '감정싸움'으로까지 번졌는데요. 변호인이 속사포 질문을 내뱉자, 유 전 장관, "질문이 기니까 잘라서 해 달라"고 요청했습니다. 그러자 변호인 "이해할 줄 알았는데…"라며 유 전 장관이 '말귀'를 못 알아 듣는다는 취지로 답했습니다. 그러자 "아이큐 테스트도 아니고, 굉장히 모욕적인 말입니다"라며 발끈하기도 했습니다.

또 "단답으로 하라"는 변호인의 요청에 유 전 장관은 "길어질 것 같아 답변하지 않겠다"고 맞서기도 했고요. "하지 않은 말을 지어낸 것 아니냐"는 질문엔 "그냥 웃겠다"며 불편한 기색을 감추지 않았습니다.

역시 세기의 재판 답게 두 재판 모두 첫 날부터 양측 공방이 치열했습니다.

오늘 야당 발제는 이렇게 하겠습니다. < 삼성, 블랙리스트…'세기의 재판' 본격 돌입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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