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한진해운이 정말 파산하자, 해운 항만업체가 밀집한 부산은 큰 충격에 휩싸였습니다. 못 받은 임금에다 운송비와 하역료는 쌓이고, 대량 실직까지 뒤따르면서 지역 민심은 요동치고 있습니다.
구석찬 기자입니다.
[기자]
한진해운이 매출의 70%를 담당한 부산신항의 터미널입니다.
선석에서 컨테이너를 싣고 내리는 크레인이 팔을 하늘로 든 채 멈춰섰고, 이 컨테이너 야적장을 바삐 오가던 트랙터 100여대는 5개월째 방치되고 있습니다.
40년 역사의 국내 최대 선사는 이제 실업자와 산더미처럼 쌓인 텅빈 컨테이너만 남기고 역사속으로 사라졌습니다.
[문권도/한진해운 선기장 협의회 대표 : (선장·선원 실업자) 675명 중 530명 정도는 아직도 구직상태에 있습니다.]
지난 여름부터 3천명 넘게 내보내며 근근이 버텨온 부산의 협력업체들은 줄도산에 직면했습니다.
[김창웅/한진해운 협력업체 대표 : 작업복을 들고 나가는 그 모습이…또 눈물이 나려고 하네요.]
곳곳에서 한진해운의 마크 등 흔적을 지우는 작업도 목격됩니다.
부산항 물동량의 10%를 처리했던 한진해운의 이탈로 부산을 거치는 컨테이너는 지난해 29만개나 감소했고, 올해는 24만개가 추가로 줄어들 전망입니다.
빈 자리를 잠식한 해외선사들은 운임을 50%나 올렸습니다.
관련 업체들도 짐을 싸면서 파장은 더 커지고 있습니다.
한진해운 빌딩과 수출입 대행업체 등이 밀집한 해운 1번지, 부산 중앙동의 경우 이처럼 임대광고가 건물 벽면들을 뒤덮었습니다.
운송비와 하역료, 임금이 밀려 지금까지 500억원의 피해가 났습니다.
[한진해운 죽인 정부, 각성하라! 각성하라!]
금융당국의 무능과 채권단의 책임회피, 사주의 무책임에 대한 분노로 부산 민심이 요동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