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구제역 O형과 A형이 동시에 발생해 비상입니다. 아직 소만 감염됐지만, 더 걱정되는 건 돼지입니다. 바이러스 전파력이 소에 비해 최고 3천 배나 되기 때문인데요. 그런데 정부가 그동안 돼지 백신에 대해 엉터리 접종법을 허용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김진일 기자의 단독 보도입니다.
[기자]
농림축산검역본부가 허가한 구제역 백신의 사용 지침서입니다.
소, 돼지 모두 새끼 때 두 번 접종하라고 명시돼 있습니다.
하지만 실제 사용법을 정한 정부 고시에는 6개월 정도 키우고 출하하는 돼지의 경우 한 번만 접종하라고 돼 있습니다.
두 번 맞히면 고기 질이 떨어진다는 농가의 항의에 용법을 수정해 준겁니다.
문제는 돼지의 경우 백신을 두 번 맞히지 않으면 항체가 잘 생기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현장 실험 결과 2회 접종 때 60% 이상으로 유지되던 항체형성률이 한 번만 맞힌 돼지에선 30% 아래로 뚝 떨어졌습니다.
허술하다고 비판받은 당국의 표본조사에서 조차 97%인 소에 비해 돼지는 75%로 현저히 낮았습니다.
[위성곤/더불어민주당 의원 : 백신 2차 접종 의무화가 즉각 실행돼야 합니다. 농가 비용 부담 이상육 발생 등이 생기는데 이에 대한 정부의 대책이 필요합니다.]
그나마 A형 백신은 물량이 달려 돼지에게는 전혀 접종하지 않아 항체 자체가 없습니다.
자칫 336만 마리를 땅에 묻은 2011년 사태가 재연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