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최순실은 인도주의적 사업에까지 뛰어들어 일을 망쳐놓은 사례가 나왔습니다. ODA, 정부개발원조라고 흔히 해석하는데 우리나라에선 코이카가 주로 이 일을 맡아서 해왔습니다. 그러니까 개발도상국을 무상으로 지원하는, 그런 인도주의적인 사업이죠. 그런데 당시 관계자의 얘기를 들어보면 최순실이 가져온 프로젝트는 다른 사업들과는 달리 갑자기 하늘에서 뚝 떨어지듯이 내려왔다는 겁니다. 그래서 일을 엉망으로 만들어 놓은 사례들이 있다는 것인데요.
정제윤 기자가 보도해드리겠습니다.
[기자]
지난해 5월 박근혜 대통령은 아프리카 순방 기간 중 코리아에이드 사업을 발표했습니다.
코이카가 주관한 이 ODA사업은 미르재단이 운영을 주도했고, 앰뷸런스와 푸드트럭, 문화영상트럭 등으로 구성된 봉사단이 아프리카 주민들을 찾아가는 서비스입니다.
지난해 5월 김영목 코이카 전 이사장은 미르재단이 지원을 요구한 이 사업에 부정적인 입장을 밝혔습니다.
정부 전직 고위 관계자는 "당시 미르재단이 말도 안 되는 걸 가지고 와서 부적합하다고 결론 내렸다"며 "아이디어들이 현실적이지 않았다"고 말했습니다.
그 뒤에 김영목 전 이사장은 연임에 실패합니다.
후임으로 코트라 출신인 김인식 이사장이 임명됐습니다.
특검 조사 결과 김 이사장 임명 과정에 최순실이 개입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사실상 불과 이틀간 진행된 이사장 공모 접수 등 당시에도 정상적이지 않았다는 지적이 있었던 인사였습니다.
문제가 많다고 지적됐던 코리아에이드 사업은 이사장이 바뀐 뒤 적극 추진됐습니다.
그러나 당시 이 과정을 지켜본 코이카 전문가는 절차 자체가 비정상적이었다고 말합니다.
[코이카 관련 전문가 : 정상적인 프로젝트는 1년에서 2년 정도에 예비 기간을 거쳐서 사업 타당성이 확보가 된 다음에 프로젝트가 진행이 되거든요. 코리아에이드는 완전히 엇나가서 하늘에서 뚝 떨어진 거예요.]
사업내용도 황당했습니다.
[코이카 관련 전문가 : 푸드트럭을 통해서 한국의 음식을 전파하고 이런 거…그게 저희(전문가들)도 처음에 듣고 다 황당했어요. 이게 대체 뭐냐.]
그러나 많은 문제에도 불구하고 코리아 에이드 사업은 박근혜 대통령 아프리카 순방 이후 더 본격적으로 진행됐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