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50대 남성의 다리에서 병원에서 쓰는 거즈가 한 뭉텅이 나왔습니다. 20년 전 수술을 받을 당시 의료진의 실수로 들어간 걸로 보입니다. 최근 통증을 느끼고서야 무려 20년 간 거즈를 살 속에 넣고 살아온 걸 알게 됐습니다.
정영재 기자의 단독 보도입니다.
[기자]
충북 청주에서 농산물 선별 작업을 하는 정성필 씨는 지난해 9월부터 다리가 붓고 마비되는 증상이 나타났습니다.
MRI 촬영을 해봤더니 오른쪽 허벅지에서 종양과 이물질이 발견됐습니다.
1997년 교통사고로 다리가 부러져 뼈에 철심을 박았다 빼낸 부위입니다.
통증 부위를 다시 절개해보니 수술용 거즈 한 뭉텅이가 나왔습니다.
[정성필/피해자 : 웃음밖에 안 나오더라고요. 처음에는, 황당하기도 하고 괘씸하기도 하고 방송에서만 봤지 저한테 그런 일이 있으리라고는….]
거즈가 몸에 들어가면 보통 얼마 지나지 않아 염증 반응이 나타납니다.
하지만 무균 거즈가 들어갈 경우 장기간 이상 반응이 생기지 않을 수도 있다는 게 전문의들의 의견입니다.
당시 정씨가 수술한 병원에서 근무했던 한 의사는 이 거즈가 병원에서 쓰던 것과 비슷하다는 소견을 내놨습니다.
그러나 직접 수술을 집도한 의사는 기억도 없고, 의학적으로도 납득이 안 된다며 법정에서 책임을 가리겠다는 입장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