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문제는 이런 '수석비서관 회의 개입' 정황이 앞서 보도해드린 날짜에 국한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한 달 뒤인 11월25일에 열린 회의에 대해선 '국정원 댓글 개입' 사건으로 국회에서 예산안 처리가 지연되는 것을 놓고, 최씨가 야당에 대한 대응책을 지시하는 정황까지 드러났습니다.
이어서 김필준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지난 2013년 11월22일, 대통령 주재 수석비서관회의가 20일째 열리지 않던 상황에서 최순실씨와 정호성 전 비서관이 통화를 했습니다.
최씨가 정 전 비서관에게 "적어보세요"라고 말하자, 정 전 비서관이 "예 예"라며 답합니다.
이어 "대수비 때…"라며 "여야가 합의해서 해달라고 내가 요구했음에도 불구하고, 계속 이렇게 예산을 묶어둔 채 그런 정쟁을 이끌고 가는 거는 좀 바람직하지 못한 일이다"면서 "국정을 계속 이렇게, 1년 동안 이렇게 하는 것이 야당한테 이게 진짜 국민을 위한 게 물어보고 싶다, 의도가 뭔지…"라고 말합니다.
예산안 처리가 늦어지는 상황에서 대책을 지시한 걸로 보입니다.
그리고 사흘 뒤 박 대통령 주재로 열린 수석비서관 회의.
대통령 발언에 앞서 최씨가 정 전 비서관에게 지시한 맥락이 반영돼 있습니다.
[수석비서관 회의/2013년 11월 25일 : 정치권에서도 국민 생활과 직결된 예산과 법안에 대해 정파적으로 접근하지 말고, 정말 국민을 위해 제때 통과시켜서 어려운 경제를 회생시킬 수 있는 선택을 해 주시기를…]
박영수 특별검사팀은 최씨가 수석비서관회의를 포함한 국정 전반에 상시 개입했는지 여부를 규명하는데 수사력을 모으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