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영국에서 유럽연합 탈퇴를 위해 의회의 동의가 있어야 한다는 법원 판결이 나왔습니다. EU에 잔류하자는 의원들이 많은 것으로 알려지면서 내년 3월에 시작될 예정이던 탈퇴 작업도 지장을 받을 걸로 보입니다.
고정애 특파원입니다.
[기자]
런던 고등법원 앞에선 박수가 터져 나옵니다.
법원이 EU 탈퇴를 규정한 리스본 조약 50조를 발동하는 게 정부의 특권이란 정부 측 입장을 뿌리친 겁니다.
사전에 의회 동의를 거쳐야 한다는 의미입니다.
[데이비드 그린/소송대리인 : 정부가 의회를 우회해 법률적 권리를 빼앗는 건 옳지 않다고 생각했습니다. 이번 재판 결과는 의회 민주주의 승리입니다.]
의회엔 EU 잔류파가 많습니다.
메이 정부가 EU와의 강한 단절, 즉 하드 브렉시트로 향하는 데 대한 거부감이 있습니다.
이 판결대로 내달 대법원에서 확정된다면, 3월 말 이전에 50조를 발동하려던 메이 총리의 계획에 차질이 올 것으로 보입니다.
또 의회 동의 과정에서 하드 브렉시트 가능성도 줄어들 것이란 분석입니다.
다만 잔류파 의원들은 발동 자체를 못하게 하는 일을 없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힐러리 벤/하원의원 : 영국민들이 국민투표를 통해 EU를 떠나기로 한 결정 자체가 바뀌지는 않습니다. 의회는 그 결정을 지킬 겁니다.]
정부는 실망감을 피력하면서도 예정대로 절차를 밟아나가겠다고 밝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