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김영란 세트. 전 대법관의 이름은 음식점 메뉴로 다시 태어났습니다. 2만 9천원짜리입니다. 심지어 어느 대형 식당은 김영란법 시행을 기념하는 이벤트까지 열고 있습니다. 식당이 상당수 망할 것이라고 했는데 되레 법 시행을 기념까지 한다… 다시 말하면 식당들도 환경에 맞춰 진화한다고 해야겠지요.
전다빈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대부분의 정부 부처가 몰려있는 세종시.
공무원들이 즐겨찾는 한우 전문 음식점에 가봤습니다.
이 식당은 종업원들이 고기를 구워주는 서비스를 제공해왔습니다.
하지만 김영란법 시행으로 가격을 낮추기 위해 손님이 직접 고기를 굽는 셀프 제도를 시행하고 있습니다.
손님이 계속 늘어서 종업원을 더 늘려야 했지만, 서비스 방식을 바꿔서 인력은 유지하고 가격만 떨어뜨렸습니다.
소갈비와 돼지갈비를 섞어서 내놓는 메뉴도 개발했습니다.
반응은 좋습니다.
[김진호/세종시 종촌동 : 저희가 구워서 먹는 재미도 있고 오히려 더 고객 입장에서는 좋은 제도로 바뀐 것 같습니다.]
서울경찰청 앞 참치횟집은 '김영란 세트'라는 2만9000원짜리 메뉴를 선보였습니다. 이미 전체 손님의 20%가 이 세트를 주문합니다.
최근 사실상 업태를 전환했다는 이태원의 한 음식점 사장은 김영란법이 새로운 '마케팅의 계기'가 됐다고 말합니다.
[이규성/음식점 사장 : 이걸(김영란법을) 계기로 해서 (술안주 위주에서) 식사 위주로 하는 집으로 만들어볼까 하는 마케팅적인 측면이 있었습니다.]
'김영란법 시행 기념 이벤트'를 하는 프렌차이즈 식당까지 나왔습니다.
1인당 4900원만 내면 생맥주와 와인을 무제한으로 제공하는 서비스를 시작했습니다.
식사비 3만원 내에서 술까지 해결하려는 애주가를 모두 잡겠다는 전략입니다.